특검, 삼성생명 차명주식 이 회장 소유 확인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3.24 11:44
글자크기

세금 포탈 및 경영권 승계 관련 여부 파악 주력

삼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11명의 명의로 된 삼성생명 주식이 이건희 회장 소유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주식으로 판단한)근거를 밝힐 수는 없지만 임원들이 보유한 지분이 이 회장 소유란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 보유한 차명주식은 총 324만4800주로 총 주식의 16.23%에 달한다.

임원별 지분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의 경우 74만8800주(지분율 3.74%)를 소유, 개인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강진구 전 삼성전기 회장 56만1600주(지분율 2.81%), 홍종만 전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31만2000주(〃 1.56%) 등이다.



또 이학수 부회장·이용순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각 9만3600주(지분율 0.47%), 이해규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김헌출 전 삼성물산 사장은 각 28만800주(〃 1.40%)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 작고한 이종기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 4.68%(93만6000주)를 삼성문화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특검팀은 이들의 삼성생명 지분이 모두 이 회장 소유로 밝혀짐에 따라 임원들이 차명주식을 보유하게 된 경위와 차명주식 개설 및 관리에 이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이 이뤄졌는지 등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 회장이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상속 지분을 임원 명의로 나눠 차명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주식 거래내역과 배당금 용처 등을 파악 중이다.

특히 특검팀은 이 회장이 이재용 전무 등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할 목적으로 차명주식을 관리했는지의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회장이 세금을 면하거나 그룹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넘기기 위한 목적으로 차명주식을 관리해 왔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주식 명의자들을 불러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특검팀은 김인주 사장과 최주현 부사장, 이정복 상무보 등 삼성에서 정.관계 로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략기획실 소속 임원들을 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로비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 특검보는 "김용철 변호사가 그룹 내 주요 로비 담당 임원으로 지목한 임원들을 가능한 한 모두 불러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특검보는 이어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등 '떡값' 로비 의혹 대상자 소환 여부에 대해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정.관계 인사에 대한 소환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중으로 지난 20일 소환 조사한 장충기 전략기획실 기획담당 부사장 등 그룹 임원들을 소환해 로비 의혹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 진행상황 등을 고려, 수사기간을 다음달 23일까지 재차 연장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윤 특검보는 "아직 수사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 수사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