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학수 부회장 이례적 밤샘조사··· 이유는?

서동욱, 류철호 기자 2008.03.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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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 부회장을 상대로 14시간이 넘는 마라톤조사를 강행,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19일 오후 이 부회장을 4번째로 소환, 이튿날 새벽 4시20분경까지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이 부회장이 특검팀에서 이처럼 강도 높게 조사받기는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첫 소환때는 4시간여를 조사받은 뒤 귀가했다. 이후 2차례의 조사에서도 이번 만큼은 아니었다.

그룹 2인자에 대한 '조사 강도'의 변화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그룹 내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가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을 정도까지 진척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은 특검의 수사 대상 대부분을 파악하고 있거나 관여하고 있다.

때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실질적이고 집요해지는 것만으로도, 특검팀이 사건의 실체를 '밑그림'이 아닌 '완성된 그림'으로 진행시키고 있는것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해준다.

실제 특검팀은 삼성 전.현직 임원 12명 명의의 삼성생명 주식 가운데 일부가 차명주식이었다는 것을 확인했고 주식을 보관한 차명계좌에서 나간 돈이 미술품 구입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팀의 조사가 막바지 단계로, 이는 이건희 회장의 소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인자에 대해 충분히 조사한다는 것은 이 회장의 조사가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확대해석이라는 반론도 있다.

조사 시간이 길어진 것만으로 수사 성과물이나 방향을 예견하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특검팀의 의도적 행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특검이 최근 e-삼성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고강도 조사가 실질적인 수사진척과 관련이 있는지는 특검팀이 내 놓는 수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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