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2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삼성그룹은 지난 70년의 역사를 몇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938년부터 69년까지는 그룹의 태동기, 1970년부터 10년간은 화학 및 기계사업 진출기, 1980년대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세계 시장 진출기다. 1990∼1993년은 세계 초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던 시기이고 1994∼1996년은 신경영 출범기, 1997년∼1999년은 디지털 선두로의 시기, 2000∼2003년은 한국 대표기업으로의 성장, 2004년∼현재까지는 세계 최고기업을 향해 가는 시기로 잡고 있다.
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며 식음료와 의복이 절실해지자 53년 제일제당, 54년 제일모직을 설립했고, 1958년 안국화재, 63년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문화와 건강 분야로 관심을 돌려 65년 삼성문화재단과 중앙일보를 세웠고, 1968년에는 고려병원을 개원했다.
▲1987년 12월 삼성전자의 1M D램 해외 첫 출하 모습.
특히 1993년 이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이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거듭나는 변화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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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신경영 선언 후 임직원을 상대로 수백시간의 강연과 토론을 했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데만 2년 이상이 걸리는 대장정을 펼쳤다. 규모보다는 질(質)을 중시하는 신경영의 시작이었다.
선언 이후에도 줄기차게 변화와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변화의 바람이 첨단 산업을 맡은 삼성전자로부터 시작됐다. 반도체, TFT LCD, 휴대폰, TV 등에서의 혁신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1998년 매출 20조 1000억원, 순이익 3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5%에 그쳤던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대변신을 거듭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사기를 전달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올린 순이익은 40조 4000억원. 창사 이래 전체 누적 순이익의 83%에 달하는 대과업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브랜드가치는 150억달러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세계 속에 '삼성'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라= 삼성은 또 한번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백년 기업을 일구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룹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반도체, TV 등은 경쟁기업들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각 계열사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과 바이오, 로봇 산업 등으로의 진출이 유력하지만 최근 특검으로 인해 발목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의 기존 주요 사업들은 선진 기업들이 이미 하던 분야에 뛰어들어 1위에 올랐다면 앞으로의 먹거리는 삼성이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지금까지는 선진 기업이라는 등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삼성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이 2006년 선포한 '창조경영'론은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창조경영'의 성공 여부가 '100년 기업 삼성'을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