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아시아 리딩뱅크' 교두보 마련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03.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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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6위 BCC 경영권 단계적 인수..해외 은행 M&A 중 최대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의 상업은행인 센터크레딧은행(BCC)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은행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다. 국민은행은 중앙아시아 진출 교두보를 마련해 아시아의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 본점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 본점


◇초대형 해외 M&A= 국민은행은 오는 18일 BCC 지분 30%를 약 6213억원(6억34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강정원 행장은 이를 위해 이날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다.

이번 계약으로 국민은행은 BCC의 2대 주주로 올라서고, 유동성 강화 차원에서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도 잇따라 실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단계적으로는 지분율을 50.1%까지 높여 2011년쯤에는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본부를 두고 있는 BCC는 작년말 현재 총자산 73억2100만 달러에 점포 205개를 보유한 현지 6위의 상업은행이다. 개인 및 중소기업 고객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 2005년 이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6%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강 행장은 "BCC의 경영에 참가해 과거 어려움을 겪으면서 축적한 핵심역량을 이전하겠다"며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은 물론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리딩뱅크 교두보"= 석유를 비롯한 광물자원이 풍부한 카자흐스탄은 최근 연평균 9%대의 성장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원개발 및 제조·건설 업체 뿐 아니라 금융기관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전세계 33개 은행이 진출해 있다. 은행산업이 연 90%씩 성장하는 탓이다.

국내에서도 신한은행이 지난 1월 신한카자흐스탄은행 설립인가를 받아 6월 중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카자흐스탄 최대은행인 투란 알렘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국민은행은 이번 계약을 통해 중국, 동·서남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3개 지역을 중심으로 '트라이앵글 네트워크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에 불과한 해외 자산 비중을 오는 2010년 8%, 2015년 20%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물론 걸림돌도 있다. 무엇보다 카자흐스탄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아직 불안하다는 점이다. 금융 인프라도 미흡해 언제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금융시장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다"며 "국민은행이 이런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하고 BCC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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