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악순환 연결고리 여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3.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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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하락·달러약세·유가상승' 다시 작동..기대감도 있어

코스피지수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1600선 지지강도가 강화됐다는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1600 초반대로 밀리고 있다.

시장 분위기는 암울하다. 전날 개장초 1687까지 상승했다가 1658로 밀리면서 큰 음봉을 내고 이날 5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는 음봉을 다시 만들고 있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니겠냐는 반응이다.
이틀전 5년반만에 최대치로 폭등했던 미국증시가 전날 오전장 상승분을 모두 토해내고 하락 마감하자 신용경색 위기감이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 확고해지고 있다.



베어스턴스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금리가 10%로 치솟으면서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국가와 일개 금융기관의 CDS를 비교하는 것이 마땅치는 않지만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 때 8∼9%에 달했던 러시아 국채 CDS와 비교하면서 미국 금융기관의 파산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실정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0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장에서 2000억원을 상회하는 순매도 규모가 트리플위칭 만기 영향까지 받을 경우 얼마나 확대될 지 모른다.
만기때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는 상황에서 비차익거래가 이미 순매도로 돌아선 점도 시황 관점을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3%선 급락하면서 4000선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2개 시장이 모두 좋아야만 코스피 상승을 말할 수 있는 상태에서 중국 증시의 급락세 지속은 중국 관련주에 대한 저가매수 심리를 제어하기 충분하다.

미국이 새로운 유동성 공급조치(TSLF)를 내놓으면서 선순환 국면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했으나 '전세계 증시하락, 달러약세, 유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다시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달러환율이 101.10엔까지 추락하며 95년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화는 1.56달러에 육박하며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는 사상처음 110달러선을 돌파했다. 달러약세에 대한 보상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증시 하락국면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원유 등 상품시장이라는 인식에 따라 오르는 상품시장에 뛰어드는 세력이 많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리플위칭 만기 부담을 각오하고 그 후를 보고 있다. 다음주 화요일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75bp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4월30일 예정된 다음 FOMC까지도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확인도 필요하다고 한다. 두달 연속 감소한 미국 고용자수가 다음달엔 어떻게 될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1600선 바닥이 확고해졌다고 해도 주가 상승은 기간조정을 더 거친 뒤 5월이 돼야 가능하지 않겠냐는 결론이다.

최창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증시에 영향력이 큰 이슈를 계속 확인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것밖에 자신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대감을 주는 얘기도 있다. 미국 증시 1월22일 저점이 지켜지는 한 추세관점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 외환을 담당하는 한 딜러는 "미국이 증시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을로 다가갈수록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코스피지수가 23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부사장)도 같은 전망을 했다. 비관론 일색인 상황에서 비록 소수지만 증권가와 외환업계에서 비슷한 전망이 나오는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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