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외평기금NDF 굴레벗을 찬스(?)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3.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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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F 매도 개입설 '솔솔'

이 기사는 03월13일(14: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3년 파생금융상품 시장을 통한 무리한 환율 방어의 후유증으로 매년 1조원(평균) 정도의 손실을 입고 있는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이하 외평기금)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인가.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


당시 환율 방어를 진두지휘했던 최중경 차관(당시 국제금융국장)이 기획재정부로 다시 돌아온 시기에 때마침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미 NDF(Non Delivery Foward: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포지션(달러 매수) 청산을 서서히 진행해오고 있는 정부는, 최근의 환율 급등을 틈 타 더욱 적극적으로 손실 만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최근의 환율 급등을 제어하기 위한 정부의 매도 개입이 역외 NDF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0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문위원실이 작성한 `2008년 회계연도 재정경제부 소관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외평기금은 파생금융상품에서 작년 5189억원을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됐고 올해는 7400억원으로 손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외평기금은 정부가 집중적으로 NDF 매수 개입에 나섰던 2003년의 이듬해인 2004년에 2조1205억원, 2005년에 7990억원, 2006년 6812억원의 손실을 봤다. 작년에는 연말에 환율이 상승하면서 국회의 추정치보다 다소 낮은 4000억원대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되면서 손실 규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외평기금 손실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한 환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NDF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했는데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떨어져 원화로 환산할수록 손실이 계속 나는 것이다. 외환보유액과 같이 현물 달러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환율 변화에 따른 손익 차이만 주고 받기 때문에 환율이 내리면 평가 손실이 곧바로 실현 손실이 된다. NDF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을 막지 못하고 이후에도 계속 환율이 내리면서 실현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작년 10월, 899원까지 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1000원 턱밑까지 급등하면서 그동안의 손실이 이익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환율이 내리는 가운데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 매수분에 대해 실현 손실로 처리한 상태라 그 이후 환율이 오르면 이제는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환율이 급등했으니 이익이 난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최근 환율 급등이 다소 지나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매도 개입을 통한 환율 안정과 동시에 NDF 포지션 청산을 통한 손실 만회를 할 수 있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다. 이익 실현과 동시에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향후 추가 손실 여지도 줄일 수 있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외평기금 손실과 관련된 비판을 받아오고 있는 정부로서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인 셈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며칠 사이 NDF시장에서 정부의 매도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에 15원 가까이 급등하는 등 '패닉'에 가까운 시장 상황이 몇차례 재연되면서 정부의 포지션 청산을 위한 좋은 기회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개입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다"며 "어느 나라나 환율의 급격한 움직임은 적절히 제어한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에 대한 부담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매도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1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0원 급등한 980.60원까지 치솟는 뒤 갑자기 꺾였다. 순식간에 5원이상 내리더니 마감 무렵에는 장중 고가 대비 10원 가량 떨어졌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이날 역외 NDF 시장에서는 980원 근처에서 매우 강력한 달러 매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시 매도주체가 정부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지난 11일 역외든 로컬(국내은행)이든 누구랄 것 없이 달러를 엄청 사면서 980원까지 올라갔다"며 "그런데 980원을 넘어서자 갑자기 역외에서 달러 팔자가 강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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