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개장전]오늘은 연준 덕좀 보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3.1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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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TI 등 기술주 실적 우려는 악재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에는 반등할 수 있을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연이은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형성된 데다 급기야 미 연준(FRB)이 모기지 담보 증권(MBS)을 담보로 인정하고 최대 2000억달러를 대출해주는 혁신적인 시장 개입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개장을 30분 정도 남겨둔 현재 나스닥100 선물 가격은 1.8% 급반등하며 1700선을 회복했다. S&P500선물 가격도 2.2%나 급반등하며 1300선을 회복했다.



연준이 새로운 방식의 경매를 통해 2000억달러를 풀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혼조세에서 갑자기 급등세로 돌아섰다.

연준은 이날 최대 2000억달러의 자금을 한 달 만기로 대출해 주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이은 기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이 진정되지 않자 전통적인 시장 개입을 깨는 색다른 정책을 단행한 것이다.



'Term Securities Lending Facility'(TSLF)로 이름 붙은 새로운 대출 방식은 재무부채권 경매를 통해 유동성을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다.

경매는 매주 이뤄지며 경매에 참여한 딜러들에게 28일 만기로 최대 2000억달러를 제공할 계획이다. 통상 경매를 통한 대출 만기는 1~2일이며 길어야 일주일이다. 하루하루 자금줄이 마르고 있는 금융기관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출에 필요한 담보물 조건이다. 정부 기관의 모기지 담보부증권(MBS) 뿐 아니라 등급이 높은 민간기업이 발행한 MBS도 담보로 인정했다. 냉각된 모기지시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연준은 이와함께 유럽중앙은행, 스위스중앙은행 등 2개의 해외 중앙은행과 통화 스왑 채널을 확보했다. 이로써 스왑 규모는 각각 300억달러, 60억달러로 확대됐다.


뉴욕증시가 분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주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장마감까지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다. 최근에도 중앙은행과 정부의 개입을 재료로 상승 출발했지만 장막판 무너진 예가 많았다.
이날 가장 걸림돌은 기술주의 실적 둔화 불안감이다.

노키아가 유럽증시에서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장중 7% 넘게 폭락했다. 노키아 주가의 급락을 주도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4% 가까이 빠졌다. 휴대폰용 반도체 2위 제조업체인 이 회사는 올해 칩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은 물론 휴대폰 1위 업체인 노키아까지 급락를 피하지 못했다.



유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9달러를 넘어서며 연 5일째 사상최고가 랠리를 지속했다. 유로화는 독일의 3월 경기 신뢰도지수가 예상밖 선전하자 달러에 대해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카고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오는 18일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적어도 0.7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0.75%포인트 인하에 베팅하는 비중은 90%, 나머지 10%는 1%포인트 인하까지 예상하고 있다. 하루 전만해도 이 비중은 6%에 불과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상반기 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이라고 정기 월간 조사를 통해 밝혔다. 펀더멘털은 기대할 게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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