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940원은 '와타나베부인'이 준 선물"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8.03.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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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證…엔캐리 청산으로 원엔 환율상승,수출 '청신호'

글로벌 외환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는 일본 '와타나베 부인'이 불안한 한국시장에 선물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와타나베부인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덕분에 원화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며 "IT·자동차 등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주력 수출기업에 파란 불이 켜졌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기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서 받은 직접적인 충격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200조엔(도쿄 외환거래량 30%)의 외환을 사고 팔았던 와타나베 부인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약한 엔화를 빌려 호주 등 고금리 화폐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급속도로 청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 엔/달러 환율은 124엔 수준이었지만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101엔 대까지 떨어지는 엔화의 초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2005년 1월 101.7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캐리 청산으로 촉발된 엔화 강세는 달러에 '나 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화에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2004년 100엔당 1112원 하던 원/100엔 환율은 2007년 3분기엔 743원까지(33% 원화 평가절상)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100엔 환율이 940원까지 올랐다.



이 연구원은 "엔케리 청산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진행될 경우 금융업종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파란 불이 켜졌으며, 특히 IT, 자동차 등 일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업종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3월은 아시아권에서 글로벌증시에 모멘텀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에도 엔캐리 트레이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의 주요 이슈가 있다"며 "3월 주식시장은 다소 혼란스럽겠지만, 원엔 환율의 우호적인 변화는 '와타나베부인'이 한국경제에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고용충격으로 인한 미국시장 급락 영향으로 하락출발했지만, IT와 자동차 업종의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현대차 (250,500원 ▲4,500 +1.83%),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국민은행 (0원 %),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우리금융 (11,900원 0.0%)등 금융업종은 대부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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