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장외거래로 동아제약 지분 20만주(223억6000만원)을 추가매입했다. 이에따라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지분율은 7.14%에서 9.13%로 높아졌다.
하지만, 단순한 투자로 보기에는 투자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번 지분 매수하기 전까지 한미약품이 보유한 동아제약 주식의 장부가액은 710억원. 추가 지분 확보까지 합치면 한미약품은 동아제약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총 933억원을 투자했다.
한편에서는 한미약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아제약에 대한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이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며 서서히 동아제약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미약품이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을 경우 M&A에 성공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이 보유중인 SBS 주식 등을 매각해 추가 지분확보에 나설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신호 회장이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할 경우 지분율이 낮아질수 있어 적대적 M&A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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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신주인수권도 200억원에서 발행주식의 20%로 한도를 확대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의 발행한도도 각각 700억원, 2000억원에서 발생주식 총수의 20% 범위로 늘려잡았다.
동아제약이 BW와 CB를 우호세력에 발행할 경우 최대 20%까지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의 경영권 방어는 동아제약 경영의 장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BW나 CB를 인수한 세력이 지지자를 바꿀 경우 동아제약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외부의 돈을 끌어들여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영권을 약화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의 자금이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게 되면 현 경영진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3명 이상으로 규정했던 이사의 수를 3명 이상 9명 이하로 변경했다. 정관이 변경되면 동아제약은 최소 5명의 이사를 확보하더라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동아제약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강문석 이사측은 이사수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M&A를 시도한 바 있다.
한편, 한미약품이 이번에 지분 취득에 투입한 금액은 223억6000만원으로 주당 매입가격은 11만1800원이다. 주식 매도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한미약품측은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와 한미약품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한양정밀 등 주요주주는 거래상대방이 아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 경우 동아제약의 지분을 2%이상 보유한 한국알콜, 유충식 동아제약 이사 등이 유력한 매도자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