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홍석현 회장 소환 조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3.04 15:01
글자크기

(상보)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등 집중 조사

삼성특검, 홍석현 회장 소환 조사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홍 회장은 그 동안 '보광그룹 탈세 사건'과 '안기부 X파일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수사기관에 소환되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홍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국민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조사 잘 받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그는 이어 중앙일보 위장 계열 분리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 등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허위 주장이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다, 이면계약서 부분도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또 '이 회장이 에버랜드와 중앙일보의 대주주 변동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진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에버랜드 대주주였던 홍 회장은 자신에게 배당된 전환사채(CB)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이 회장 자녀들에게 넘겨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이 사건과 관련, 허태학.박노빈씨 등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들은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로 먼저 기소됐고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지난 1996년 에버랜드 CB 발행 당시 최대주주(지분율 48%)였던 중앙일보가 CB 인수를 포기한 경위와 그 배경에 삼성 측이 개입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홍 회장이 이 회장으로부터 중앙일보 경영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CB 인수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삼성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은 중앙일보를 위장 계열 분리했고 실소유주는 이 회장"이라며 "중앙일보 실소유주가 이 회장이라고 명시된 이면계약서를 내가 직접 작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홍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승계 의혹 등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할 사항이 많아)밤 늦게까지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홍 회장과 함께 이날 오후 김용철 변호사를 불러 삼성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삼성화재 증거인멸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권모 상무 등 삼성화재 임직원 2명을 소환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