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이학수·김인주씨도 소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02.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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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이 부회장·김 사장 "성실히 조사받겠다"

삼성특검, 이학수·김인주씨도 소환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29일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인주 삼성전략기획실 사장 등 삼성그룹 핵심 수뇌부들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 "어제 소환 통보를 받았고 (오늘 조사에서)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 14일 특검팀에 1차 소환됐을 당시 조 특검에게 '(삼성에 대한)압수수색을 더 이상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소문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해명한 뒤 8층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보다 15분가량 앞선 오후 2시45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사장은 "특검에서 충실하게 조사받겠다"는 짤막한 말을 남긴 뒤 곧바로 8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이날 소환된 이 부회장과 김 사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최고 핵심 임원들로 삼성의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은 물론 불법 경영권 승계와 정. 관계 로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의 오른팔이자 '삼성의 2인자'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지난 1982년 이병철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후 20년 넘게 이 회장 일가와 함께 그룹의 주요의사결정을 내리고 재무를 총괄해 온 핵심 임원이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리의 최정점에 있는 인물'로 지목한 삼성 최고위층 인사로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장(1998년)을 비롯, 삼성전자 대표(2004년), 삼성전략기획실장(2006년)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그룹 속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99년 2월 이 회장의 자녀인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남매, 김인주 사장 등과 함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인수한 사건에 연루, 특검수사 대상에 올랐다.

또 김 사장은 지난 1990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담당 과장을 거쳐 지난 1999년부터 현재의 삼성전략기획실 전신인 삼성기업구조조정본부에서 재무팀 부사장과 사장을 지냈다.



앞서 이날 오전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이학수.김인주씨를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이학수 부회장은 삼성SDS 사건의 피고발인이고 김인주 사장은 지난해 참여연대와 민변으로부터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고발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등을 상대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경위와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불법 경영권 승계 시도가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차명의심계좌 개설을 통한 비자금 조성 및 정. 관계 로비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소환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에 수사관 2명을 보내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삼성생명 본사에서 컴퓨터 파일 등 비자금 수사와 관련한 자료 확보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28일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불러 14시간여 동안 경영권 승계 의혹 등 전반적인 특검 수사 사항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보 3명이 돌아가며 이 전무를 상대로 경영권 승계 의혹 등 전반적인 수사 사항에 대해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철 변호사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각료와 현 검찰 고위층 인사 중에도 이른바 '삼성 떡값'을 받은 인물들이 수십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주도했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측은 "내부 회의를 통해 새 정부 인사가 포함된 삼성 떡값 로비 명단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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