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없는 주총"..LPL의 '파티식 주총'

파주(경기)=김진형 기자 2008.02.2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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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 앉아 의안 통과보다 회사 비전 공유

29일 파주에서 열린 LG필립스LCD (11,500원 ▲410 +3.70%)의 정기주주총회에는 일렬로 늘어선 의자들이 없었다. 의장석도 없었다. 의장석이 없으니 의사봉도 당연히 없었다. '동의합니다, 제청합니다'라는 주총꾼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대신 라운드 테이블이 놓였고 다과가 마련됐다. 주주들은 다과를 먹으며 회사측에서 미리 전시해 놓은 제품을 둘러봤다. 한쪽에서는 현악 4중주단의 연주가 이어졌다. 주총이 끝난 후에는 공장 견학과 점심을 함께 했다.



LPL 파주 공장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권영수 사장(앞줄 오른쪽) 등이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회사 설명을 듣고 있다.  LPL 파주 공장내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권영수 사장(앞줄 오른쪽) 등이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회사 설명을 듣고 있다.


LPL이 올해부터 새롭게 시도한 '파티식 주총'의 모습이다. 지난해까지는 여느 회사의 주총과 다르지 않았다. 강당에 모여 의장이 의안을 상정하고 동의, 제청을 거쳐 의사봉을 두드리는 식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권영수 사장이 새로운 방식의 주총을 해 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권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과거에는 주주총회를 가급적 빨리 끝내려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오늘은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편안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물론 주총에서 반드시 해야 할 보고, 의결안건 심의 등의 순서는 진행됐다. 하지만 이런 의례적인 것들보다 지난해 실적과 올해, 또 장기적인 계획을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주주들과 질의응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권 사장이 직접 나서서 올해와 장기 계획을 주주들에게 자세히 소개했고 CTO(최고기술책임자)가 나와 LPL의 신기술 개발 상황 등을 주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새로 이사로 선임된 이사들은 직접 나와서 자기 소개와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임기를 마치는 이사들도 참석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주주들은 박수로 신임 이사를 환영하고 떠나는 이사들을 환송했다.

권 사장은 주총을 마치며 내일자로 이 회사는 LG디스플레이라는 회사로 다시 태어난다"며 "새로운 사명을 가지고 더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PL은 이날 주총에서 상장 후 처음으로 배당(주당 750원) 실시와 사명을 LG필립스LCD에서 'LG디스플레이'로 바꾸는 정관변경을 의결했다.

또 경영지원센터장인 정호영 부사장, 강신익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 사업본부장, 폴 버하겐(Paul Verhagen) 필립스 컨슈머 라이프스타일 사업본부 CFO가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와함께 사외이사로 천동우 현 사외이사가 재선임했고 브루스 버코프(Bruce Berkoff) LCD TV 협회 회장, 나카무라 요시히데(Nakamura Yoshihide) 울데이지 대표이사, 법무법인 로프스&그레이(Ropes&Gray) LLP의 김용균 파트너가 신규 선임됐다.


LG디스플레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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