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OPEC…증산은 안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2.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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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는 감소했으나 투기로 유가 급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장관들이 다음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회담을 앞두고 최근 유가 급등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WSJ은 OPEC이 이번 회의에서 증산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은 실제 펀더멘털 상으로는 수요 감소로 감산이 필요하지만, 유가가 급등하고 있어 OPEC이 이도 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유가 지표들은 유가의 하락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유가는 배럴당 102달러를 넘어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휘발유 재고는 14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정규장 거래에서 전날보다 2.96%(2.95달러) 오른 배럴당 102.59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 유가는 장중 한때 102.9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가는 인플레이션 조정치 기준으로도 1980년대 봄 기록한 103.76달러에 곧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은 원유를 비롯한 상품(원자재)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이는 약달러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헤지 투자를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 원유 공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OPEC은 고민에 빠졌다.


OPEC 장관들은 최근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증산에 나서지 않을 방침임을 거듭 밝혀왔다.

OPEC은 보통 원유 수요 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유가가 하락할때 주로 생산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원활하게 기능해왔다. 이를 통해 유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유가가 급등하는 한편 실제 원유 수요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쿼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OPEC의 원유 쿼터는 2006년 9월부터 하루 2800만배럴으로 정해졌지만, OPEC 회원국들의 실제 생산량은 하루 32000만배럴을 상회하고 있다.

OPEC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매우 높지만, 실제 수급 요인 등 펀더멘털 상으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투기 수요가 유가 급등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OPEC은 실제 수급 측면을 살펴볼때 수요 감소 영향으로 감산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유가가 급등해 감산에 나서지 못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조만간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 연구재단의 이코노미스트인 레리 골드스타인은 "OPEC이 다시 카르텔로써 기능하게 될 것"이라며 "많은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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