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마하티르의 30년 우정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2.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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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건강이 안 좋다고 해 걱정을 많이 했다. 지금은 어떤가?"(이명박) "완전히 회복됐다"(마하티르) "다행이다. 이제 좋은 일만 남았다"(이명박)

이명박과 마하티르의 30년 우정


25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과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전 수상의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30년 우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97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마하티르를 '말레이시아의 보석'이라고 호평했다. "국제사회에서 인간관계란 국가적인 이익이 우선하는 냉엄한 관계지만 그런 속에서도 인간적 교감을 통해 변하지 않는 우정이 싹트기도 한다. 마하티르 수상과 나의 관계가 바로 그런 것이다('신화는 없다'에서)"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대통령은 일본,프랑스 기업들과 세계에서 3번째로 긴 페낭대교 수주전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 기업을 따돌리고 결국 수주에 성공한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마하티르 수상의 청렴성과 애국심,뚜렷한 역사관,국가에 대한 비젼 등에 감명을 받았고 그때부터 긴 인연을 맺어왔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국가지도자 리더십의 표상으로 줄곧 마하티르 전 수상을 거론했다. 오랜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박차고 생소한 정치판으로 뛰어든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글로벌 마인드와 역사관으로 무장하고 기업경영하듯 국가를 도약시킨 마하티르에 큰 동질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흘러 2008년 2월25일. 이 대통령은 수상직에서 물러나 초야에 묻힌 마하티르 전 수상을 취임식에 초청했고 마하티르도 오랜 친구의 대통령 취임을 환영하기 위해 흔쾌히 응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청와대로 마하티르를 초대했다. 첫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특사만을 만났던 것을 고려하면 큰 환대를 베푼 셈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마하티르 전 수상은 오늘날 말레이시아의 기반을 만든 분이다. 내가 기업에 있을 때 자주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줬고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부탁드린다"고 환대했다. "한국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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