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프로모스, 협상지연 세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2.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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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시황·프로모스 자체 기술 개발·엘피다 러브콜 등 복합 작용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와 대만의 프로모스테크놀러지간의 66나노 공정 기술 이전 협상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D램 시황, 프로모스의 자체 기술개발, 엘피다의 러브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가 최첨단 D램 생산공정인 66나노(1나노=1억불의 1m) 기술을 대만의 프로모스에 이전키로 한 가운데 이전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는 협상을 마무리짓고 산업자원부에 이를 신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달여가 지난 현재도 여전히 '협상중'인 상황이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프로모스와 기술이전 조건에 대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협상을 끝낸다는 시한은 없다"고 말했다.

기술이전이 이처럼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D램 시황, 프로모스의 자체적인 70나노 공정기술 개발, 엘피다 등 경쟁사의 러브콜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D램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프로모스 입장에서는 막대한 투자를 들여 66나노 공정을 적용할 필요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D램값이 폭락해 생산해봐야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66나노 공정 투자가 시급하지 않다는 것.

이와함께 프로모스는 이미 자체적으로 70나노 공정에 기반한 1GB DDR2를 개발한 상황이어서 하이닉스로부터 66나노 기술을 이전받는게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만언론에 따르면 첸민량 프로모스회장은 "자체 개발한 70나노 1GB DDR2가 다른 제조사들의 비슷한 제품에 비해 20% 정도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현재 좀더 최첨단 공정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엘피다의 지속적인 러브콜도 하이닉스와 프로모스의 제휴 협상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대만의 파워칩과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는 엘피다는 프로모스, 난야 등과도 제휴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상태다. 첸 회장도 "엘피다, 마이크론을 포함한 몇몇 업체와 제휴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프로모스는 하이닉스에 66나노 공정 이전의 대가에 대해 과거보다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프로모스에 공정기술을 이전하는 대가로 프로모스 생산량의 50% 정도를 가져다 팔 수 있고 나머지 프로모스가 판매하는 D램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하이닉스가 프로모스 외에 다른 제휴선을 찾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기술이전을 위해서는 기술유출방지법에 따라 정부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새로운 회사와 제휴할 경우 정부에 신고하는 과정이 프로모스보다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난야나 파워칩은 기존 제휴사들과 공동 투자를 통해 합작사를 설립한 상태여서 하이닉스가 다른 회사와 제휴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프로모스는 하이닉스로부터 80나노 공정기술을 이전받았으나 정치적 문제로 66나노 기술 이전을 제한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향후 프로모스는 엘피다 또는 마이크론을 새로운 파트너로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프로모스는 하이닉스와의 기존 계약조건 때문에 이탈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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