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칼럼]무병장수의 꿈..맞춤형 치료

황유경 목암생명공학연구소 면역치료팀장 2008.02.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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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칼럼]무병장수의 꿈..맞춤형 치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하여 약이 됐다. 이후 유기합성에 바탕을 둔 화학의약품 (chemical drug), 생물학적 특성에 기반한 생물의약품 (biological drug)이 탄생했다.

이제는 통째로 세포나 장기를 공급하는 신약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재생의학이니, 세포치료니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바야흐로 개인의 유전적 또는 기질적 특성에 기반한 맞춤의약의 시대가 도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학문과 산업이 발전하면서 질병과 노화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고, 각종 치료 기술이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인류가 이해하지 못한 인체의 신비는 심해의 동굴과도 같이 웅크리고 있다.

무병장수를 향한 인류의 꿈은 끝간 데 없어 보인다. 에이즈, 만성간염, 아토피, 천식 등과 같이 현대 의학이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난치성 감염질환들과, 노령화 사회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각종 종양은 상당부분 학문의 발달로 인해 그 이해와 치료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질환들이다.



그러나 난치성 질환일수록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기질적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치료방법은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진행되었다. 예컨대 종양 특이적인 유전자 변이를 찾아 해결하려는 유전자 치료와 더불어 종양에 특이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미세잔존 종양세포를 제거하고 궁극적으로 완치를 도모하고자 하는 면역치료가 대두하게 됐다.

또는 종양이나 바이러스의 항원 중에서 개개인마다 다른 면역반응의 차이를 이용해 맞춤 항원을 제작하고 치료를 하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다. 일관된 치료방법이 아닌, 환자 맞춤형 치료법이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이와 같은 유전자 치료, 면역치료가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해결해 줄 꿈의 치료법으로 인식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을 두고 진행된 만성질환의 경우 환자의 면역세포는 정상인에 비하여 많은 부분에서 그 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있어서 이들 환자로부터 충분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기란 생각만큼 쉬운 방법이 아니다. 또한 1990년 앤더슨 박사와 블래스 박사 팀에 의해 처음 시도됐던 유전자 치료는 아직도 안전성의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맞춤형 의약품의 개발은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개별 제작한 의약품으로, 발상부터 대규모 생산을 전제로 하는 기존의 의약품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대개 소규모 생산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생산단가가 매우 높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에도 차이가 많이 날 수 있어서 자칫하면 제품의 생산공정이나 품질관리가 개체차이라는 이유 등으로 허술해 지기 쉽다. 또한 같은 이유로 잘 조절된 대규모 임상시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대학, 연구소, 벤처회사, 그리고 제약회사에서 개인 맞춤형 치료법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고, 그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몇 종류의 면역세포 치료제가 임상시험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시장에 나와 있고, 체세포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도 선을 보이고 있다. 향후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치료제는 계속 개발이 될 것이고, 공상과학영화에서 선보인 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손상된 장기나 조직을 재생하고 질병을 치유하는 날이 언젠가는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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