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1700탈환과 돌발악재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2.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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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변수 vs 부정적 변수 '팽팽'…엇박자 장세 연출

코스피지수가 한달만에 1700을 탈환했다. 지난달 21일 1700이 무너진 뒤 세차례 도전끝에 1700 고지를 다시 밟았다.

18일 오전 11시2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706.52로 전거래일대비 0.69%(11.75p) 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가와 종가를 막론하고 1700을 넘어선 것은 한달만이다.

지난달 21일 1680대로 떨어진 지수는 이후 장중가 기준으로 1570까지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두차례나 저점에서 반등하며 1700 탈환을 노렸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미국 경기침체와 금융주 실적악화, 채권보증업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이 1700 고지를 코앞에 두고 물러나야 했던 주원인이었다.



그러나 반등과 재하락의 과정속에서 시간이 갈수록 저점은 높아졌다. 급기야 오늘 다시 반등을 이어가며 1700을 회복했다. 지난주 후반 거래량이 되살아나며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 1700 회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면 주가도 오른다"는 증시속성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일단 1750선에서 단기 차익실현 매물과 또다른 변동성에 대비해 현금비중을 늘려놓으려는 매도세가 불거질 수 있다. 전문가들도 1750까지는 무난하게 회복할 수 있지만 1800까지 단숨에 치고 가기에는 한계가 많다고 지적한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글로벌증시에 나타났던 안정감이 이번주초까지 이어지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기술적으로 지난 11월 고점 이후 하락폭의 38% 되돌림 수준인 1750선 정도를 1차 반등 목표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위협적인 돌발악재들

전문가들은 특히 아직까지 미국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는 등 돌발악재의 숨은그림찾기는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발 주택시장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경기선행지수 등 경제지표 발표와 중국발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도 언제라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긍정적 변수와 부정적 변수가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엇박자 장세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단 이번주는 미국 경기둔화 우려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며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유럽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 가능성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은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 때문에 실제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 더욱 비관적인 전망을 반영해 움직였다고 생각한다"며 "미국발 악재 강도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주 미국 2월 전미주택협회 주택시장지수(이하 현지시간 19일), 1월 소비자물가(20일), 1월 신규주택건설(20일), 1월 경기선행지수(21일) 등 경제지표 발표들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지켜볼 일이다.



유럽대륙으로 몰려오고 있는 서브프라임발 악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유럽에서는 이번주 바클레이즈와 소시에테제네랄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손실 상각 규모에 따라 글로벌증시를 또한차례 흔들 수 있다.

중국의 물가상승 압력도 또다른 악재 출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지난1월 중국 소비자물가가 춘절과 폭설 영향으로 상당한 상승률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물가상승과 유동성 확대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을 낮출 수 없고, 중국내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인민은행이 통화긴축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돌발악재에도 1600은 지지될까



이런 상황에서 핵심포인트는 돌발악재가 나온다고 해도 우리증시가 1600을 지지해주느냐 여부다. 그만큼 악재에 대한 내성이 쌓이고 있다면 중장기 그림은 희망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악재가 나와도 1600 초반은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극과극의 재료들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방망이를 짧게 쥐고 순발력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설득력을 얻는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조정시 추가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며 앞으로 국내증시의 실적 모멘텀 회복을 겨냥해 자산주보다는 실적주 매수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전략을 권했다.



이우현 연구위원도 "국내 증시가 악재에 대해 내성을 쌓아가고 있지만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전까지 최근 반등에 큰 점수를 주기는 역부족"이라며 "시장 대응 역시 단기적이고 방어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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