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라인 위기로 경매채권 시장 혼란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2.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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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들의 등급 하향 위기로 지방채 발행 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암박이나 MBIA 등 채권보증업체들의 등급이 하향되면 이들이 보증한 지방채가 위기에 빠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지방채 발행 시장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문제는 지방정부들이 주로 경매채권(ARS, Auction Rate Securities) 방식을 통해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ARS는 만기 20~30년의 장기 지방채를 발행하지만 주기적으로 금리를 재조정해 투자자들이 손쉽게 손바꿈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방채는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은행 예금 금리 보다 높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보통 7~35일 사이를 두고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입찰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발행자는 벌칙금리로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금리 부담도 떠안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결국 국민 세부담도 높아진다. 투자자들도 입찰에 실패했기 때문에 투자금을 물리는 상황에 빠진다.



실제로 최근 2주사이 ARS 입찰이 대거 실패하면서 지방정부와 함께 ARS 시장을 주로 활용하는 학자금 대출기관, 병원 등의 금리 부담이 대폭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소재 파크 니콜렛 병원은 영업이익의 25%에 달하는 500만~600만달러를 올해 채권 이자로 지급했다. 3억7500만달러의 발행 채권에 대한 변동 금리가 지난 6주동안 두 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이중 암박이 보증한 9억8000만달러 상당의 채권 이자는 지난 1월 중 3.06%에서 6%로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15일 발행 실패가 되풀이되면 3300억달러에 달하는 ARS 지방채 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간의 채권 전략가인 알렉스 로에버는 "ARS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며 "신용시장에 대한 신뢰 고갈이 대표적인 구조화투자상품인 경매채권 시장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매채권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폐쇄형 펀드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인 뮤추얼펀드와 달리 폐쇄형 펀드들은 펀드 자본의 최소 2배가 넘는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미국의 일반적인 폐쇄형 펀드들은 자본의 평균 300%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주로 ARS형 우선주 발행을 통해 단기 자금을 조달한다.

이 때문에 ARS의 발행 실패는 미국 폐쇄형 펀드들의 레버리지 경색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ARS시장의 침체가 폐쇄형펀드 압박해 최악의 경우 펀드 환매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채권보증업체 FGIC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3'로 여섯단계 낮춘다고 발표해 모노라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무디스는 FGIC의 자본확충 노력과 경영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추가로 투기등급 바로 윗 등급인 'Baa'까지 등급이 하향될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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