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8년만에 새주인 찾나

더벨 박준식 기자 2008.02.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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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붕괴 후 2000년 채권단 관리… 모건스탠리PE 우선협상자 선정

이 기사는 02월15일(11: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모건스탠리PE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게됐다



대우일렉의 전신은 '탱크주의'를 내세워 가전업계를 주름잡던 대우전자. 대우그룹의 세계경영 전략 선봉에 섰던 대우전자는 그룹의 사세 확장에 따라 동남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 백색가전 공장과 판매 네트워크를 펼치며 뻗어나갔다.

하지만 그룹이 외환위기로 인해 공중분해되며 사라지자 2000년부터 채권단 관리로 들어갔다. 빚독촉에 시달리다 아예 그 집으로 들어가 눈치밥을 먹기 시작한 꼴이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기술이 업계 3위 명맥을 유지하게 했다.



하지만 투자가 없는 상태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대우전자는 2002년 4월 거래소에서 쓸쓸히 내려왔다. 또 온국민이 월드컵 4강에 흥분해 있던 같은 해 10월에는 조용히 간판을 대우일렉트로닉스라는 낯선 이름으로 고쳐달았다.

채권단이 돈되는 사업만 분리해 소형 모터를 만들던 대우일렉에 전자를 합병한 결과였다.

굴곡많은 시련을 겪던 대우일렉은 2006년 회생의 기회를 맞는다.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해 새 투자자를 찾아주게 된 것.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같은해 9월8일 대우일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인도의 비디오콘(Videocon Industries)과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리플우드(RHJ Internationa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하지만 또다른 시련의 시작이었다.



인수가격으로 약 7억 달러(6700억원)를 제시한 비디오콘 컨소시엄과의 협상은 만만치 않았다. 우발 채무 조정폭을 포함, 13% 수준의 가격인하와 나머지 대금의 대체납입을 주장한 것. 인수금을 현금으로 내지 않고 현지 금융기관 차입금의 리볼빙과 장기 어음발행 등으로 대신하겠다는 주장이었다.

채권단 역시 협상을 어렵게 하긴 마찬가지였다.

총 30개가 넘는 회사로 구성된 채권단은 쉽게 의견일치를 내지 못했다. 특히 대우일렉 지분 57.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는 기술유출을 우려한 여론의 반대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자산관리공사가 매각 주관은행인 우리은행에 최종 요구안 거부입장을 나타내자 협상은 깨졌다.



협상 결렬 이후 대우일렉 임직원들은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채권단은 재매각을 위해 대우일렉 몸집을 줄이기로 하고 4000명이던 국내 직원 중 1500명을 구조조정했다. 일부 사업부는 분리매각됐고 부가가치가 낮다고 판단되는 설비는 중국으로 이전하는 등 사업장 구조개편도 실시됐다.

채권단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모건스탠리PE와 금명간 MOU를 맺고 5월말께 본계약 체결할 계획이다. 채권단간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이해관계 때문에 100% 매각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하지만 채권단이 3년전 실패를 거울삼아 매각성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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