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깜짝 소매실적…다우179↑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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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매판매 0.3% 증가…12월 기업 재고도↑ 침체 반영

예상을 뒤엎고 소매판매 실적이 증가한데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 소식이 겹치면서 뉴욕 증시가 사흘째 상승했다. 전날 부진했던 기술주들이 강하게 상승탄력을 받으면서 나스닥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78.83포인트(1.45%)오른 1만2552.24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53.89포인트(2.32%) 상승한 2373.93, S&P500지수는 18.35포인트(1.36%) 상승한 1367.21로 마감했다.



1월 소매판매가 0.3%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히려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호전됐다. 코카콜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등의 기업실적이 호전된 점도 상승에 기여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투자전략가 마크파도는 "금방 죽었던 주식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수치 자체보다는 기대치를 넘어섰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 I.A 잉글랜더의 투자전략가 스코트 풀먼은 "이번주 들어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며 "성급하게 뛰어들어 수익률을 추구하기 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하는게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기술주, 전날 부진 씻고 상승주도

전날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했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이 기술주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1분기 순익이 반도체 수요 감소 여파로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19센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25센트를 기록, 월가 전망치인 주당 20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이같은 실적 발표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주가는 10% 급등했다.

PC업체 델이 3%, 애플이 3.6%, 휴렛팩커드가 2.7% 상승하는 등 기술주들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야후가 인수제안을 공식 거부하면서 자금부담이 덜어질수 있다는 전망으로 전날에 비해 2.2% 상승했다. MS의 야후 인수시 타격이 예상되는 구글 주가 역시 3.2% 올랐다. 야후는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지분을 20%까지 확보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1.1% 상승세로 마감했다.

◇코카콜라, '어닝 서프라이즈' 블루칩 견인



코카콜라는 이날 4분기 순이익이 7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사업이 급성장했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덕이었다. 그러나 주가는 0.9% 하락했다.

4분기 실적전망을 상향한 태양발전 장비업체 퍼스트 솔라는 주가가 무려 30.1% 급등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은 연간 순이익이 3%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0.1% 상승하는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기계 생산업체인 디어는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55%나 증가했다고 했다. 해외의 농업 장비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는 발표로 주가는 1.1% 하락했다.



심각한 경기침체 불안감과 달리 소비가 '죽지않았다'는 지표가 나오자 월마트, 타겟, 홈디포 등 관련 기업들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S&P500에 속하는 소매주 31개중 29개가 상승했다.

1월 소매판매가 0.3%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업고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S&P소매지수가 0.3% 상승했다. 미국2위 할인체인점 타겟이 60센트 오른 54.51달러, 의류업체 갭이 12센트 오른 20.06달러로 마감했다.

◇ 유가상승, 달러강세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량이 예상을 밑돈데 영향을 받아 국제 유가가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49센트(0.5%) 오른 93.2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91.9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93.89달러까지 치솟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국(EIA)는 13일 지난주 원유 재고가 107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솔린 재고는 175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이같은 재고 증가량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20만배를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엑손모바일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 정유사 엑슨모빌이 영국과 네덜란드 법원에서 베네수엘라의 해외자산 120억달러에 대해 동결 판결을 받아낸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석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는 미국전체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 대신 엑손에 대해서만 공급을 중단, 충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예상을 뒤엎고 오전된 소매판매 실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주요통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오후 4시2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4568달러로 전날의 1.4585달러에 비해 0.17센트(0.11%) 하락(달러가치)상승했다.
소매판매 증가로 미 증시가 상승하면서 엔캐리트레이딩 여건이 조성되면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08.32엔으로 전날의 107.27엔에 비해 1.05엔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 소매판매 증시 '효자', 기업재고는 증가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0.3%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3% 증가했다. 이는 0.3% 감소할 것이라는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치를 웃도는 결과다. 전달 소매판매는 0.4% 감소한 바 있다.

소매판매 증가는 자동차와 가솔린 소비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소비자들이 소매판매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에 대한 소비를 경기침체 속에서도 그렇게 줄이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심어줬다.

전달 보합세를 보였던 휘발유 판매는 2% 증가했다. 자동차 판매는 0.6% 늘어나 지난 9월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특히 이달초 자동차 내수 판매가 부진하다고 알려진 것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미국의 12월 기업재고는 0.6% 증가, 경기침체 상황을 반영했다.
기업판매는 0.5% 감소했다. 기업판매 대비 재고비율은 전달의 1.25에서 1.26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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