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끝없는 '팔자'…코스피 언더슈팅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2.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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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순매도 10조원 육박…"매수 전환 이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적정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13일 오후 2시33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54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이달초 이틀 연속 순매수를 보이면서 순매수 전환 기대가 높았으나 설 연휴 전날부터 외국인은 또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올해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는 9조5519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24조7117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투매에 가깝다.

외국인의 투매로 코스피지수는 좀처럼 강한 반등세를 못 보이고 있다. 이날도 오전 상승폭을 지키지 못하고 하락반전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순매도로 수급구도가 오히려 악화됐다"며 "외국인의 매도세로 코스피가 적정수준(1715~1950) 밑으로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차례에 걸친 외국인 매도세와 주가조정시 1조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코스피를 각각 37~47포인트 가량 떨어뜨렸다. 올해 외국인의 순매도를 감안할 때 외국인의 순매도로 코스피지수가 30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인이 당장 매도세를 멈추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코스피시장은 고위험, 고수익의 신흥시장으로서의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환매시 가장 먼저 팔아야 하는 신흥시장 가운데 유동성이 가장 큰 것도 외국인의 매도 이유다.


김 센터장은 "대만에 비해 상대매력이 낮아져 대만을 사고 한국을 파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다는 점도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외국인 보유비중은 2003~2004년 34%에서 4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시 지수는 633~936포인트였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은 여전히 많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04년 절대적인 저평가 국면에서 외국인은 헐값으로 국내 주식을 매입해 외국인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200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매도는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인 셈이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비중은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사이에 들어가야 적합하다"며 약 27~28%로 추정했다. 이 경우 현 주가 수준에서 약 30조원 가량의 추가적인 외국인 매도도 가능하다. 다소 큰 규모이나 한국증시는 이미 이 같은 매도규모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1년도 채 안돼 외국인은 35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증시는 꿋꿋이 버텼다.

신영증권은 외국인의 매수 전환 시점은 2/4분기 이후로 추정했다. 다만 매도 클라이맥스가 지났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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