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테마주, 무시할까? 올라탈까?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2.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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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개발 테마주 집중해부(하)

1월 증시가 연초 효과는 커녕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급락하면서 테마주들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2008년 시작과 함께 화려한 랠리를 펼친 모헨즈는 대운하와 새만금 테마를 동시에 업고 한달이 안돼 8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석유, 석탄, 금광 등 자원개발과 대운하, 새만금 등 개발테마는 한번 불이 붙었다 하면 며칠씩 상한가로 내달려 순식간에 주가가 '따블'이 났다.

내 몫의 행운이 아니란 생각으로 이런 주식을 거들떠 보지 않기엔 수백% 수익률이 너무 아쉽다. 대박 수익률은 아니더라도 테마에 편승해 조금이라도 그 과실을 향유하고픈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을 하고, 투자에 나서는 순간이 꼭지일 확률이 높다.



지난달 2일 975원에서 29일 장중 7360원까지 치솟았던 모헨즈는 이후 급락 양상이다. 31일 4600원대까지 떨어지더니 설을 앞둔 5일에는 4200원대까지 밀렸다. 지난달 중순 9000원대 중반에서 출발해 29일 2만9000원대까지 오른 울트라건설도 4일 장중 1만8000원대까지 밀렸다. 울트라건설은 터널공사에 강하다는 이유로 대운하 수혜주로 새롭게 부각된 종목이다.

◇ 테마주 따라잡기는 길목 지키기로



이처럼 테마주들의 특성은 단기간 급등하다가도 순식간에 급락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초대비 최고 31배의 시세를 냈던 대운하 테마주 이화공영은 연말 기준으로는 10배 정도 상승에 그쳤다. 고점 대비는 1/3 토막이 난 셈이다.

테마를 타고 주가가 오른다고 무턱대고 따라가다간 낭패보기 십상이다. 챠트를 보고 기술적 접근을 통해 '저점매수, 고점매도'를 노린 단타를 치는 것도 쉽지 않다. 자칫하면 고점에서 사서 저점에서 파는 악순환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 테마주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증시 전문가들은 일반 투자자가 테마주에 편승할 때는 '따라잡기'보다는 '길목지키기' 방법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운하나 새만금 테마는 바람이 불면서 수혜 종목을 확산시켜 나갔다. 관련 기술과 부동산 보유 종목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올랐다.


무턱대고 지금 오르는 종목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관련 재료가 알려지지 않은 종목을 찾아 투자한 후 기다리는 전략이 더 효율적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전략도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시장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을 수 있고, 알려지더라도 그 사이 테마가 시들해져 매기가 쏠리지 않는 등 변수가 많다. 때문에 테마주 투자는 보유현금 중 일부로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진정한 테마는 실적으로 연결돼야



위험을 회피하고, 장기적으로도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그것이 이익에 반영되는 테마주를 찾아야 한다. 또, 실적개선이 단기간이 아닌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해야 한다. 테마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테마라는 얘기다.

예컨대 주 5일제 테마가 대표적인 장기 테마라고 할 수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입법화되면서 붐을 일으켰던 테마주들은 최근까지도 시세를 꾸준히 냈다. 주 5일제 시행으로 여행이나 레저 등 웰빙생활이 크게 늘어났고 이들 업종이 하나의 산업으로 재편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8월 고점 가격은 2001년초 저점대비 100배 가까이 된다.(권리락 반영)

한 증시 전문가는 "옥석이 한데 뒤섞여 있기는 하지만 테마주라고 모두 '한털거리'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며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테마'가 실제 사업적 성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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