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멀어져가는 '6% 성장'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김은령 기자 2008.01.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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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우울한 전망 쏟아져..한국 성장률 3% 전망도 나와

李정부, 멀어져가는 '6% 성장'


새해 벽두부터 우울한 경제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4%에서 4.1%로 내려잡았다. 때 맞춰 씨티그룹은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4.6%로 낮췄다. 심지어 UBS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란 비관론까지 내놨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올해 '6% 성장'을 자신한 터다. 이 당선인은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올해 7%는 힘들지만 성장률 6%까지는 달성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당초의 '7% 성장' 공약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제 전문기관들과의 인식 차이가 작지 않다. 한국은행(4.7%)과 현 정부(4.8%)의 전망에 견줘서도 그렇다.

그나마 현대경제연구소(5.1%), 삼성경제연구소(5.0%), 한국개발연구원(5.0%)이 5% 이상 성장을 예상하는 정도다. 당초 올 성장률 5.0%를 내다봤던 LG경제연구소도 작년말 4.9%로 전망치를 낮췄다. 금융연구원도 4.8%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 성장률이 4%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는 우리나라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그룹장(상무)은 "최근 경기가 하향압력을 많이 받고 있다"라며 "만약 세계경제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진다면 우리나라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미국발 자금경색과 소비위축은 이미 예상됐던 바다. 이날 IMF와 씨티그룹이 눈높이를 낮춘 데는 다른 배경이 깔려있다.

첫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주식시장에 주는 충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이다. IMF는 이날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이 심화되고 있고, 최근 주식시장 급락세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급락은 주식형펀드 투자한 미국 국민들의 소득 감소를 불러와 소비위축을 가중시킨다.


둘째 유가의 재급등이다. 씨티그룹은 이날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으면서 "유가상승이 실질소비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3월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4일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29일 91.6달러로 뛰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관적인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경기둔화에 빠지더라도 우리나라가 받는 충격은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비중은 15% 미만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버팀목'으로 지목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우리나라 경기의 결정적인 변수는 중국"이라며 "중국은 자체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둔화돼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IMF도 이날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0.0%로 유지했다.

한편 오 상무는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어떻게 쓸지가 올해 경기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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