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고유가 장벽 넘어 고성장 '이룩'

김일태 객원필진 2008.02.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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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김일태의 기업이야기

항공업의 경우 대규모의 캐팩스 투자의 반복, 고정비부담, 이익변동성 등으로 가치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은 비즈니스로 여겨진다. 워렌 버핏 역시 항공업 만큼 나쁜 비즈니스는 없다며 항공업이 가치투자 대상이 되기 어려움을 피력한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항공주를 가치투자의 범주에서 완전히 제외시키는 것은 선입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시장성숙도에 따라 항공산업이 성숙산업 또는 성장산업으로 달라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고유가 장벽 넘어 고성장 '이룩'


보통 항공사에 대한 투자를 고민하는 경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제는 고유가로 인해 항공사의 이익이 감소 우려다. 그러나 항공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사업으로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비용의 감소보다도 중요한 것은 매출의 확대이다.

유가는 비용을 결정하는 팩터이기 때문에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유가보다도 항공수요의 증가나 운임의 인상이 항공사 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또한 최근 유류비 비중이 여객의 경우 약 30%, 화물의 겨우 약 47%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1월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상안이 통과되어 항공사들이 고유가에 대한 가격전이가 수월해지게 되었다. 유류할증료는 유가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요금인데 이번 유류할증료의 상한선 조정은 2005년 유류할증료가 처음 도입된 이후 2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전월 싱가포르항공유(MOPS) 갤런당 가격을 기준으로 장거리, 단거리, 일본노선을 구분해 적용하게 된다.

장거리의 경우 현재 유가에 따라 4달러~52달러까지 부과할 수 있었던 것을 5달러~140달러까지 추가 부과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동사는 항공기개조 등의 방법으로 유류비 절감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잇다.

항공사의 매출은 '항공수요X운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운임의 경우 과점시장의 특성상 가격결정력을 가지고 있으며 소비자의 가격저항도 크지 않아 안정적인 인상이 가능한 부분이다.


따라서 항공수요의 증가여부가 항공사의 이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고 그러한 측면에서 동사의 실적개선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항공수요의 증가가 예상되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국민소득이 1만5000달러를 돌파했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선진국의 사례들을 볼 때 국민소득이 1만만5000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넘어갈 때 가장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둘째는 주5일제와 웰빙풍조, 그리고 원화강세의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부분이다.



다음은 'Open Sky'라 불리는 항공자유화 정책에 따른 수요증가이다. 'Open Sky'는 양국간 항공자유화협정을 의미하며 2006년 4월 베트남, 5월 태국, 9월 캄보디아, 미얀마에 이어 우크라이나, 독일, 아제르바이젠과 연달아 체결하였고 2007년에는 말레이시아, 케냐 등과 체결하였다.

보잉사 자료에 따르면 Open Sky를 통한 항공자유화가 시행될 경우 1년 뒤 평균적으로 10~30%의 수요증가가 일어난다고 한다. 다음은 미국비자 면제효과로 인한 수요증가이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미국 비자면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미주노선 여객수 증가효과로 인한 매출증대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미국비자면제를 받았던 타국사례를 살펴보면 비자면제 후 3년간 최소 연평균 17%이상의 수요증가를 기록해왔다. 마지막으로 올해 베이징올림픽으로 인한 중국노선 매출증가에 따른 단기적인 수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아시아나항공 (9,770원 ▲280 +2.95%)의 경우 독점사업으로 이루어지던 항공사업 개방의 일환으로 1988년 금호그룹에 의해 서울항공으로 설립되었다가 상호를 아시아나항공으로 변경하였다. 2007년 9월 기준으로 국내여객의 경우 12개 도시, 15개 노선에 취항 중이고 국제여객의 경우 17개국, 63개 도시, 78개 노선에 취항 중이다. 국제화물의 경우는 15개국, 23개 도시, 20개 노선에 취항 중이다. 총 6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소유는 9대이고 운용리스가 33대, 금융리스가 21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말까지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기수를 72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국내여객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31.2%, 대한항공이 62.2를 점유하고 있고 국제여객의 경우는 아시아나항공 23.1%, 대한항공이 36.6%의 점유율을 각각 보이고 있다. 국제화물의 경우는 아시아나항공 21.6%, 대한항공이 51.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단거리노선 확보를 마치고 장거리노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미국비자면제에 대비해 미국노선 취항 횟수를 주27회에서 올해 말까지 LA에 주2회, 뉴욕에 주3회 노선을 증편해 주 32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3월부터 취항할 할 예정인데 런던,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3번째 유럽 취항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노선 대 중단거리노선의 비율은 1대3으로 중단거리 노선에 편중된 매출을 가지고 있어 장거리노선 비중을 늘리는 전략은 바람직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국내 항공시장의 성장에 따라 저가항공사들이 단거리노선으로 치고 들어올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장거리노선의 확충은 적절한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대한통운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이 되었는데 예상인수대금이 약 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지나친 인수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지난해 말 대한통운의 EBITDA가 110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60%의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660억의 현금흐름이 창출되고, 현금흐름이 유지된다고 가정할때 4조2000억원/660억을 계산하면 단순회수기간이 무려 63.63년이 걸린다는 결론이다.

물론 유상감자를 통한 자금회수나 영업가치 및 무형의 가치를 고려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주체로 내세웠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재무적 부담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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