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지난 4Q 손실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8.01.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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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상각 예상 2배 180억불.. 배당금 삭감, 145억불 조달키로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이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도 지난해 자체 예상치의 2배에 육박해 145억 달러를 외부에서 조달키로 결정했다.

씨티그룹은 15일 지난해 4분기 98억3000만 달러, 주당 1.99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51억 달러, 1.03달러의 순익을 창출한 데 이어 적자전환한 것. 이는 씨티그룹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로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97센트의 순손실도 크게 밑도는 결과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상각 규모는 180억 달러로 지난해 11월 자체 예상치의 2배에 달했다. 이는 또 종전 최대인 UBS의 140억 달러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씨티그룹은 배당금도 기존 주당 54센트에서 32센트로 41% 삭감키로 결정했다. 씨티그룹이 배당금을 삭감한 것은 1998년 트래블러스 그룹을 인수·합병(M&A)한 후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배당금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뒤짚은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



이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총 145억 달러를 조달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덧붙였다.

비크람 판딧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씨티그룹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 향후 순익 성장세에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 53번가 자산운용의 존 피셔 애널리스트는 "금융기관들의 상황은 여전히 매우 좋지 않고 악재는 계속될 것"이라며 "대차대조표가 혼돈 그 자체이기 때문에 현금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신용경색이 심화한 탓에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씨티그룹 주가는 4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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