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硏 실시간 무료백신, "얻을 게 많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8.01.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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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매출손실 불가피...강력한 서비스 업체로의 도약 기회

실시간 무료백신에 대한 NHN과 안철수연구소의 합의에 따라 안철수연구소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중장기적으로 무료백신에 따라 잃는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안철수연구소는 15일 NHN에 네이버 무료백신 'PC그린'에 자사의 엔진을 공급키로 했으며, 자체 무료백신 서비스도 검토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장의 손실은 55억원선...중장기 보안시장 경쟁력은 커질 듯

시장 흐름대로 개인사용자용 유료백신이 무료로 전환될 경우, 당장의 개인 이용자 시장에서의 영업상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온라인 PC보안 서비스 '빛자루'를 비롯해 안철수연구소의 개인용 백신사업 매출 규모는 55억~60억원 수준.



그러나 이는 장부상의 '수치'적인 계산에 불과하다. 이번 네이버의 무료백신 PC그린도 이용자에게는 무료지만, 사실상 네이버가 안철수연구소에 대금을 지급하고 백신엔진을 공급받는 것. 이른바 기업에게 돈을 주고 구입해 서비스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B-B-C 방식인 셈.

현재 안철수연구소가 유료백신시장에서 절대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만큼, B-B-C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의 영향력도 압도적이다.

네이버에 이어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 타 포털 및 금융권 등으로 B-B-C 시장이 확대될 경우, 안철수연구소가 다른 주자들에 비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되기만 할 경우, B-B-C 사업매출이 개인 이용자 사업에서 상쇄된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개인 사용자용 백신 매출이 안철수연구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 이미 안철수연구소의 사업구조가 통합 네트워크 보안장비사업과 보안관제, 컨설팅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사업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큰 폭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백신을 포함한 보안시장에서 차지하는 안철수연구소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개인 이용자 PC에 백신을 많이 깔면 깔수록 해당업체의 악성코드 샘플수집 능력은 극대화된다.

악성코드의 국지화 추세와 맞물려 백신 시장에서 악성코드 샘플 수집능력과 이를 통한 실시간 대응은 곧 기술력과 직결될 정도로 중요해졌다.

이 경우, 주력매출처이자 외산업체들과 첨예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용 및 관공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그만큼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천만명 이상의 고객기반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부상

여기에 자체 실시간 무료백신은 안철수연구소의 강력한 신규 수익원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안철수연구소'표 무료백신이라는 브랜드값만으로 단번에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각될 전망이다.

현재 회사측이 추정하는 비정품 V3 사용자수는 700만명. 여기에 최신백신을 구입하지 않은 이용자수까지 안철수연구소의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 회원으로 유입될 경우, 단번에 천만명 이상의 고객 기반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을 보유하게되는 셈이다.

특히 다른 인터넷 서비스들과는 달리, 굳이 별도의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실시간 무료백신의 경우 이용자가 PC를 켜는 순간부터 끌때까지 데스크톱에서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같은 강력한 이용자와 프로그램 기반에 광고나 다른 부가수익모델을 추가할 경우 적잖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안철수연구소가 신규사업으로 추진해왔던 인터넷 서비스 사업과 연계될 경우, 이 또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사내벤처 고슴도치팀을 통해 오픈아이디 기반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아이디테일'과 오픈 미디어 서비스인 '펌핏' 등 인터넷 시장 진출에 나선 상태.

가령, 아이디테일 회원들에게 무료백신 사업과 접목시킬 경우, 오픈아이디 발급사업은 물론이고 아이디테일은 현재 싸이월드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SNS 시장에서 싸이월드 다음의 강력한 이용자 기반을 갖춘 SNS 서비스로 거듭날 전망이다.

결국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철수연구소의 무료백신 보급이 실(失)보다는 득(得)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욱 커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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