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을 주름잡는 한국인 디자이너들

디트로이트(미국)=김용관 기자 2008.01.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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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디자인센터에만 40여명 근무

13일(현지시간) '2008 북미 국제오토쇼'가 열린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

언론공개행사 첫날인 이날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컨셉트카 '허머 HX'. 릭 왜고너 GM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공개한 모델로, GM이 그만큼 기대를 걸고 있는 야심작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차의 디자이너가 바로 젊은 한국 여성이라는 점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제주 출신의 강민영(33)씨. 허머 HX와 함께 강씨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온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강씨를 붙잡았다.



강씨는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투자신탁에 입사, 안정된 직장생활을 했으나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가기 위해 지난 2001년 유학길에 올랐다.

강씨는 "부모님 말씀대로 공부 잘하고, 취직해서 시집이나 가는 그런 삶은 싫었다"며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꿈을 이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GM을 주름잡는 한국인 디자이너들


자동차 디자인으로 유명한 디트로이트의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를 졸업한 강씨는 졸업과 함께 GM에 입사했다.

입사와 함께 곧바로 다른 남성 디자이너 2명과 함께 차세대 허머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젊은 디자이너로 뽑혔다.

미국에는 아무런 연고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는 강씨는 "앞으로도 하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 소망"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씨 뿐만 아니다. GM의 디트로이트 디자인센터에만 40여명의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트랜스포머의 ‘범블비’, 카마로의 외형 디자인을 책임진 이상엽(39)씨도 대표적인 인물.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직후 자동차 디자이너가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미국의 유명한 디자인 스쿨인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에 유학을 떠났다.

이후 피닌파리나를 거쳐 지난 99년 GM에 입사했다. 그동안 캐딜락 16, 콜벳, 카마로 컨셉트카 등을 디자인했다. 현재 내년초 양산을 목표로 카마로의 상용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씨는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꿈과 목표”라고 단언했다. 꿈이 없는 디자인은 단순한 기술에 불과하다는 것. 한국인들에게는 뛰어난 손재주가 있기 때문에 ‘꿈과 비전,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면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GM의 디자인 수장이 될 수도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들의 환한 웃음 속에서 강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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