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의 도박, 최후 승자는?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1.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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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컨트리와이드 40억달러에 인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1일(현지시간)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40억달러에 인수하는 모험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를 두고 "BOA가 미국 최대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일종의 '도박'(gamble)에 나섰다"라고 빗대 표현할 정도로 시장에 일파만파 충격을 안겨줬다.

아무리 시세보다 싸게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모기지 업체를 인수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BOA 경영진들은 컨트리와이드의 모기지 사업 부문이 충분히 위험을 감내할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안젤로 모질로 컨트리와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월 직접 케네스 D. 루이스 BOA CEO에게 전화를 걸어 인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리와이드는 지난해 8월 BOA로부터 2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수혈받았음에도 거급된 신용경색 위기로 극도의 경영난에 처한 상황이었다. BOA와 컨트리와이드는 지난 40년동안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루이스 CEO는 모질로의 요청을 받아들여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하는 도박을 선택했다. 이제 그는 BOA 브랜드마저 악화시킬 수 있는 많은 도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컨트리와이드는 투기 등급으로 추락할 상황에 처했다. 이는 자금 압박으로 작용해 컨트리와이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는 힘들 것이란 사실을 반영한다.

루이스는 많은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우선 컨트리와이드 모기지 고객들을 다른 금융서비스의 수익성 있는 고객들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조직 문화가 상이한 두 조직을 통합시켜야 하고 컨트리와이드 자산 가치의 추락을 막기 위한 대처는 물론 헤지에도 나서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불안에 떨고 있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안심시켜야 한다. 투자자들은 주택 경기 침체가 경기 침체를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한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루이스는 "우리는 단기 고통을 감내해야하지만 주주들을 위한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BOA는 6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을 컨트리와이드 본사로 파견했다. 4주동안의 컨트리와이드가 처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정상적으로 바꿀지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인수 조건은 컨트리와이드 주식 1주당 BOA 주식 0.1822주를 제공하는 것이다. 컨트리와이드의 영업 상황이 이 보다 더 좋지 않게 나타난다면 이 비율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루이스는 일단 "컨트리와이드의 유동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최근 나온 부도설은 사실 무근인 루머에 불과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BOA가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한다면 현재 'A'인 BOA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략 컨설팅 기업인 세렌트의 애널리스트인 월터 오하이어는 "BOA의 컨트리와이드 인수는 프로들의 포커 게임을 보는 것과 같이 흥미진진하다"면서 "BOA는 컨트리와이드가 과거 어떻게 영업해왔는지 알고 있고 그리고 얼마의 자금을 갖고 있는지도 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내는가를 지켜보는 것이 좋은 관전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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