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2008.01.0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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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경영]괴롭던 내 인생을 바꾼 책

공대를 나와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한 나는 모 자동차 회사에 취직을 했다. 터프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성실성을 인정 받아 30대 나이에 임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관료적인 상사 때문에 마음 고생을 했다. 어떤 분은 회의 시간 내내 혼자 떠들고 야단치고 설교를 늘어놓았다. 정말 죽음이었다. 다른 분은 질책하는 것을 리더십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칭찬이나 격려는 없이 늘 소리지르고 달달 볶고 질문을 하는 법도 없었다.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지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도 있었다.

늘 혼자 답을 내놓고 너희들은 어쩌면 그렇게 아무 대안이 없이 사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정말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환경이었다. 워낙 관료적이고 위계질서가 확실한 조직이라 뭐라도 따지기는 힘들었지만 나는 늘 속이 끓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잘난 경영진들이 있는 회사가 왜 맨날 노사분규에 시달리고, 적자를 보느냐… 뭔가 당신들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이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그러면 미래 내 모습은 어떻게 되는 걸까." 무엇보다 내 자신과 내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나날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서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마 1995년쯤의 일인 것 같다. 내게 충격을 준 책 중의 하나이다. 특히 중간중간 구절에서 나는 전율을 느꼈다.

"영향력의 원과 관심의 원이 있다. 관심의 원에 에너지를 집중하기 보다는 영향력의 원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또,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사람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 사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가 그것이다.


그 책을 읽고 영향력의 원을 생각했다. 저런 상사들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그 상사에 대해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 먹기로 했다. 왜 저들이 저러는지 생각해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생각했다.

그 중 하나가 책 선물이었다. 책을 선물하자 얼마 후 상사 한 분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자네 왜 이 책을 내게 선물했나? 반성하라고 그런건가? 하여간 고맙네, 그 동안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이 책에 나온 경청을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네, 내가 오늘부터 경청을 하겠네…"

이후 그 분은 벽에다 온통 경청이란 단어를 붙여놓고 경청하려고 노력했다. 하루 아침에 고쳐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효과가 있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나중에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으로 기업을 교육하는 한국리더십센터란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그런 경력이 내 인생을 확 바꾸어 놓았다. 그 회사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7가지 습관에 대해 교육 받을 기회도 주었고,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고 싶어하는지도 알게 해 주었다. 성인 교육이 어떤 것인지, 고객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 교육 시장이 얼마나 크고 잠재력이 높은 것인지도 알게 해 주었다. 지금의 내가 이렇게 굶지 않고 살 수 있게 된 것도 그 책과 리더십센터의 덕이라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인생은 앞을 보면 보이지 않는다. 왜 내게 이런 고통이 오는지, 언제쯤 되어야 살림이 풀릴 것인지… 그래서 고통스럽고 짜증이 나고 세상을 원망하게 된다. 하지만 뒤를 돌아다 보면 많은 것들이 명확해진다.

내게 고통을 주었던 상사 덕분에 지혜로워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부모 덕분에 독립심이 생겼다는 사실도 감사할 수 있다.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기 때문에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책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내게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 바로 그런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 인생을 바꾼 책이다. 그 책을 안 읽었다면 오늘의 나는 무엇을 하며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나 같은 사람을 보며 하는 말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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