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이후 올 1월3일까지 두달여 동안 국내기관은 키움증권 주식을 60만주 가까이 순매도했다. 특히 12월 들어서만 순매도 규모가 32만주를 넘어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서도 2, 3일 이틀간 6만7000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투신은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다우기술 (17,890원 ▲100 +0.56%)까지 대거 처분했다. 삼성투신은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81만여주를 순매도, 7.09%에 달하던 지분율이 5.05%로 떨어졌다. 주목할 것은 다우기술에 대한 대규모 매도가 다우기술 자체가 아니라 키움증권에 대한 우려때문이란 것.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분기 순익만 수백억원을 기록하며 잘나가고 있지만 미래가 불안하다는 게 기관의 우려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키움증권이 지금은 잘나가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이 온라인증권사 인수 계획을 밝히는 등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공통된 우려다.
기관뿐 아니라 최고경영진도 자사 주식을 매각, 눈길을 끌었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이 6월 2만5000주를 장내에서 판데 이어 10월에도 1만9801주를 장내 매각, 차익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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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10월 초순 9만원을 넘던 주가는 어느새 6만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1조5000억원이 넘던 시가총액은 채 3달도 되지 않아 1조원대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은 매 분기마다 실시하는 국민연금 평가에서 등급이 최하위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으로부터 받는 주식약정 규모도 줄어들게 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1분기 키움증권에 대한 평가등급을 최하등급인 ‘C’로 하향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7년 4분기에는 최고인 ‘S’를 받은 바 있다.
키움증권의 평가등급이 급하향한 이유는 지난 4분기 평가에서 국민연금의 평가항목 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 국민연금은 매 분기마다 주식위탁 증권사에 대해 평가를 시실하며, 평가등급에 따라 주식위탁 규모에 차등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