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키움證 대거 매도 "미래 불안"

전필수 기자 2008.01.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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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기술도 함께 매각...최고 경영진도 매각 '주목'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 (124,400원 ▲700 +0.57%) 지분을 대거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이후 올 1월3일까지 두달여 동안 국내기관은 키움증권 주식을 60만주 가까이 순매도했다. 특히 12월 들어서만 순매도 규모가 32만주를 넘어 매도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들어서도 2, 3일 이틀간 6만7000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이어졌지만 기관들은 이 틈을 이용해 주식을 팔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증권업계의 파이오니어(개척자)'란 극찬(동부증권)도 '확고한 시장지배력에 따른 지속적인 M/S(시장 점유율) 증대'(삼성증권)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기관투자가들은 키움증권에 대한 불안한 시각을 드러냈다.

특히 삼성투신은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다우기술 (18,610원 ▼180 -0.96%)까지 대거 처분했다. 삼성투신은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81만여주를 순매도, 7.09%에 달하던 지분율이 5.05%로 떨어졌다. 주목할 것은 다우기술에 대한 대규모 매도가 다우기술 자체가 아니라 키움증권에 대한 우려때문이란 것.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분기 순익만 수백억원을 기록하며 잘나가고 있지만 미래가 불안하다는 게 기관의 우려다.



삼성투신 관계자는 "다우기술을 대거 매도한 것은 다우기술 자체의 수익구조도 불투명하지만 그보다는 키움증권을 팔면서 대주주인 다우기술 지분까지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키움증권이 지금은 잘나가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이 온라인증권사 인수 계획을 밝히는 등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돌파구를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공통된 우려다.

기관뿐 아니라 최고경영진도 자사 주식을 매각, 눈길을 끌었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이 6월 2만5000주를 장내에서 판데 이어 10월에도 1만9801주를 장내 매각, 차익을 실현했다.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10월 초순 9만원을 넘던 주가는 어느새 6만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1조5000억원이 넘던 시가총액은 채 3달도 되지 않아 1조원대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키움증권 (124,400원 ▲700 +0.57%)은 매 분기마다 실시하는 국민연금 평가에서 등급이 최하위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으로부터 받는 주식약정 규모도 줄어들게 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1분기 키움증권에 대한 평가등급을 최하등급인 ‘C’로 하향조정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07년 4분기에는 최고인 ‘S’를 받은 바 있다.

키움증권의 평가등급이 급하향한 이유는 지난 4분기 평가에서 국민연금의 평가항목 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 국민연금은 매 분기마다 주식위탁 증권사에 대해 평가를 시실하며, 평가등급에 따라 주식위탁 규모에 차등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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