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계속 소금 뿌린다면 계속 해보자"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08.01.0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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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4일 "나가는 길이 그렇게 화려하지 않더라도 나가는 사람 등 뒤에 구정물 확 뒤집어 씌우는 일이거나 소금을 확 뿌리든지 그런 거는 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제 희망"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인과의 신년회에서 "소금을 더 뿌리지 않으면 저도 오늘로 이야기를 그만할 것이고 앞으로 계속 소금 뿌리면 저도 깨지겠지만, 저도 상처를 입겠지만 계속 해보자, 그렇게 말씀 드릴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전날 3부 요인과 정당 대표(한나라당 불참), 각 부처 장·차관과의 신년회에 이어 이날도 인수위에 비판의 화살을 겨누었다. 비판의 강도는 전날보다 훨씬 더 직설적이고 강도가 높아졌다.

◆"국장들 불러놓고 호통치고 반성문 쓰게 하는게 인수윈가"



노 대통령은 "안 그래도 초라한 뒷모습에다가 좀 심하다 싶은데 요새는 소금까지 조금 날아오는 것 같다"며 "참여정부의 국장들이 인수위에 불려가 가지고 호통을 당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5년간 정책에 대해 평가서를 내라고 한다고 하는데 그거 반성문 써오라 이말 아닌가"라며 "그리고 장관이나 차관은 나오지도 못하게 한다. 정말 힘없고 빽 없고 새 정부 눈치만 살펴야 되는 국장들 데려다 놓고 호통치고 반성문 쓰고 그게 인수윈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인수위는) 질문하고 답변을 요구하고 조력을 받는 것"이라며 "아직은 노무현 정부인데 지시하고 명령하고 새 정부의 정책을 지금부터 준비하라 이렇게 지시하는 것은 인수위의 권한이 아니다. 그건 준비만 했다가 새정부출범하면 그때 해주시면 어떨까 그런 섭섭한 마음이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떠나는 사람한테 꼭 반성문까지 써서, 그것도 저한테 쓰라고 하면 제가 알아서 쓸텐데 국장들한테 쓰라고 하고, 차라리 우리 장관들 데려다 호통을 치든지 논쟁을 하든지 그렇게 해줘야지"라고 말했다.

◆"한번 더 인사 자제하라는 이야기 나오면 내 맘대로 할 것"



노 대통령은 "인사문제에 대해 인사 자제해 달라고 해서 인사 자제하겠다, 다음 좀 있으니까 신문에 또 나왔다. 또 보니까 청와대 대변인이 '자제합니다. 협조하겠습니다.' 또 나왔다. 한번 말 했으면 됐지 두 번씩 대변인이 나가서 얘기하냐고 대변인 보고 나무랄까 하다가 그것도 협조하라고 하니까 두 번 협조라고 하니까 두 번 대답하면 됐지 그런데 또 협조하라고 또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마 인수위가 그랬을까 싶기도 한데 신문이 자꾸 두 번 세 번 쓰는 것 아닌가 모르겠지만 또 협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드 인사라고 말해왔던 그 인사가 필요한 자리는 반드시 다음 대통령이 일하는데 지장 없도록 지금부터 인사를 그 쪽으로 넘겨 줄 것이지만 대통령이 중립적 입장에서 해야 되는, 정치적 인사해서는 안 되는 자리, 중립성이 요구되는, 독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는 법대로 갈수 밖에 없다"며 조건을 달았다.



특히 "이렇게 말씀 드렸는데 만일에 한번 더 협조하라는 인사 자제하라는 이야기가 한번 더 나오면 그거는 사람 모욕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서 제 맘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불도저 경제 시대 아니다. 지식경제 시대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심판을 받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불만 없다"며 "그대로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심판, 심판 이야기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심판 받았으니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해, 교육정책이든 부동산 정책이든 무슨 정책이든 말도 하지 마라, 그렇게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노무현 경제는 5% 밖에 못 갔으니까 이제 6,7% 가면 누구누구 경제라고 이름 붙이고 저도 존경심 표시하는데 같이 가겠다"고 말한 뒤 그러나 "지금이 불도저 경제의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식경제 시대다. 속전속결하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도 법칙이 있으므로 원리를 존중하고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정책 이끌어 가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며 "참여정부 정책과 차별화하면 무조건 선이다, 이것은 포퓰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정책 자체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제가 시비하지 않아도 국민 사이에서 토론 일어날 것"이라며 "제가 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 하면 참여정부 심판하는 것이 새정부의 전략인 것처럼 새정부가 국민들한테 지지를 받는 방법인 것처럼 하면서 참여정부를 정책을 정말 속전속결식으로 무너뜨리는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이란 것이 백년대계라고 하는 것인데 물론 충분히 정당을 하면서 연구했겠지만 그래도 한번 더 두드려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왜 저렇게 조급할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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