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과도한 기대는 버리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12.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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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자 낙관 금물…'1월 효과'도 쉽지 않아

27일 오전 11시 전경련 회관 20층 경제인클럽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재계 총수들이 만난다. 특히 그동안 '삼성특검' 등으로 대외활동을 자제해온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4개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한다.

경제계에서는 규제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고 이 당선자측은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0대 대기업은 150조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500대 기업의 현금자산은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활성화는 이 당선자가 말하는 7%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 기업의 투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은 반시장적 정치시스템이나 규제 탓이기도 하지만 신자유주의 글로벌 경제 시스템 내에서의 중산층의 유효 수요 부족이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규제완화의 효과에 의한 투자 증가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국내 수요와 한정된 부문에서만 작동된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다는 '1월효과'가 신정부에 대한 기대와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나 과도한 기대는 일정부분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통계적으로 1월 효과는 있다. 2001년이후 1월 지수가 하락한 적은 2003년과 올해 뿐이었다. 연말 추가소득의 증시유입, 1년 투자계획 자금의 집행, 새로운 정부정책의 발표 등이 '1월 효과'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1월 효과의 비밀은 '외국인'에게 있었다. 1998년이후 1월 중 외국인 매매를 살패본 결과, 연중 순매수 여부를 떠나 매년 1월 외국인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25조원에 가까운 기록적인 순매도를 기록했던 올해에도 외국인은 1월 505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김형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연초 포트폴리오 교체와 신규 자금 집행에 따른 매수 유입 요인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신용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이 선뜻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기 어렵다. 중동의 오일머니 등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선진국 펀드들은 청산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보통 1월 방관자적 모양새를 보였던 기관투자가를 마냥 기대할 수도 없다. 게다가 6조7000억원이 넘는 매수차익잔액은 베이시스가 약화되면 언제든지 청산될 수 있다.

박문서 서울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일부 기관의 매수가 유입된다면 차익매도는 기우에 불과하나 현재와 같이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경우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뉴욕증시가 또 다른 악재로 급락했다. 한국 증시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다. 올해의 유종의 미는 물론 내년 1월 주식시장도 그리 쉽지만은 않다(물론 올해 30%가 넘는 상승률은 결코 적은 상승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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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올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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