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딛고 나스닥 어느새 6일째↑..이유는

유일한 기자, 박성희 기자 2007.12.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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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주택 지표 악화..애플과 버핏 합작, 미증시 반등 지속

26일(현지시간)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가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상승폭은 나스닥지수가 0.4%로 눈에 띌 정도였을뿐 다우와 S&P500지수는 0.02%, 0.08%의 미미한 상승에 그쳤다.

개장초 한때 1만3500선을 이탈하는 등 오전 내내 약세를 보이던 다우지수는 오후들어 낙폭을 줄이고 약보합으로 올라서더니 2시 직전 반등에 성공했다. 다시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장마감 임박해 저가매수세가 유입, 드라마틱하게 4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S&P500지수도 4일째 올랐다. 나스닥은 6일째나 올랐다.



매니저들은 연말 종가관리를 통해 저조한 펀드 수익률을 그나마 높이려고 안간힘을 썼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윈도 드레싱'은 한결 수월해지는 경향이 있다.

악재는 적지않았다. 실제 초반에만 해도 연말 미국 최대 소비 시즌의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우려와 10월 주택 가격이 역대 최대폭 하락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시장을 지배했다. 미 2위 할인업체인 타깃은 추수감사절 이후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며 12월 동일점포매출이 1% 줄어들 가능성을 내비쳤다.



마스터카드 어드바이서도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소매매출이 일년 전보다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추수감사절 이후 매출 부진으로 올해 11월과 12월 매출이 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에너지 및 식품가격 상승으로 5년래 최악의 연말 쇼핑시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막바지 쇼핑이 연말 매출 부진을 씻어줄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갔다.


개장 전 발표된 10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케이스·실러(CS) 주택가격 종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6.7% 떨어졌다. 이는 91년 4월 경기침체 당시를 웃도는 최악의 기록이다. 주택시장은 소비에 직접 연관을 미친다.

그러나 애플을 중심으로 기술주가 반등세로 돌아섰고 워런 버핏의 기업 인수 소식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애플은 장중 처음 200달러를 돌파했다. 차익매물로 되밀리며 종가는 0.08% 오른 198.95 달러를 기록했다. PC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애플의 1분기 매출은 93억7000만달러로 일년 전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마몬 그룹 지분 60% 인수 소식에 0.4% 올랐다.

여기에 영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프 루이스는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베어스턴스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9.6%로 늘렸다. 루이스는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베어스턴스에 쏟아부었다. 베어스턴스는 8일째 양봉을 내며 0.5% 올랐다.

버크셔와 베어스턴스 자체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투자의 귀재이자 억만 장자들이 신용경색을 적극 이용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모멘텀은 분명하게 제공했다. 이는 관망하던 매수세를 자극했다. 버핏은 지분 인수를 넘어 기업 인수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테마섹 등으로부터 62억달러를 조달하기로한 메릴린치는 주당 가치 희석이라는 우려를 뒤로 하고 1.2% 반등했다. 메릴린치는 10거래일만에 양봉을 그리기도 했다. 저가매수의 흔적이다.

반면 다우종목인 씨티그룹은 1.7% 하락하며 수그러들지않은 신용경색의 기세를 대변했다.

오크트리자산운용의 로버트 파블릭 매니저는 "나스닥지수가 연말 IT제품 수요 증가 기대로 연이은 상승을 주도했다"며 "그러나 연말 소매 실망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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