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주택경기 더 춥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7.12.2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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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최고 35% 급락

내년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예상보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N머니 온라인판은 21일(현지시간)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보고서를 인용해 "내년 미국 주택가격이 두자릿대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대공황 이후 최악의 주택 불황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2009년 초까지 많은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20% 하락하고 미 전역 단일가구 주택 중간가격은 13% 떨어질 것"이라며 "매매를 성사시키기 위해 주택 보유자가 싼 가격에 주택을 내놓으면서 실거래가는 15% 이상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381개 대도시 가운데 80개 지역에서 두자릿대의 가격 하락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주택가격이 급상승했던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1분기 주택가격이 정점을 쳤던 플로리다주의 푼타 고다는 2009년 2분기 35.3%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하락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스탁턴(-31.6%)과 모데스토(-31.3%) 플로리다주의 포트 월튼 비치(-30.4%)와 네이플스(-29.6%)도 급락세를 비껴가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지난 여름 서브프라임 충격이후 매도 심리가 크게 변했다"며 "매도자들은 이제 거래가 성립하려면 주택 가격은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실제로 빠르게 급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택가격 급락세는 주택 매매가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무디스는 2008년 주택거래가 40% 이상 줄어들면서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시장이 냉랭한 데도 불구하고 건축업자들이 착공에 나서 매물이 쌓인 것도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11개월치 매물이 쌓여 있다.

11월 주택착공건수는 전월보다 3.7% 줄어든 118만7000채로 1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현재 시장에 나온 과도한 물량을 완전히 소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0년대 중반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 열풍도 현재 주택시장 침체의 원인이다. 2005년 대출받은 모기지의 16%가 비거주 주택으로, 이는 수년 전 수준의 두 배에 달한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는 빈 집은 210만채로 집계됐다.

무디스는 주택가격 하락이 미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1%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2008년엔 1.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잔디는 "주택시장 불황이 끝나려면 과잉 매물이 다 소화돼야 한다"며 "2010년까지 한자릿대의 성장세를 보이며 느린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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