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조성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7.12.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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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조성키로 하면서 국부펀드 시장에 막강한 실력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며, 9000억달러 규모의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누르고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FT는 최근 아시아 및 중동 국부펀드가 서구 기업에 주요 자금지원줄로 부상한 가운데 사우디는 이들에 만만찮은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사우디 국부펀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자금 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영미 투자은행들을 집중 공략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기금청(PIF)이 국부펀드 조성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PIF는 그동안 사우디 국내 투자를 맡아왔다.

사우디는 막대한 오일달러를 중앙은행인 사우디아라비아통화당국(SAMA)과 왕실 재산으로 나눠 관리해 왔다. 왕실 재정은 극비에 붙여졌으나 사우디 자산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는 SAMA 자산은 주로 미국 국채와 주식 등 보수적으로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최근 씨티그룹과 UBS, 모간스탠리 등 미국과 유럽 은행들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아시아와 중동 국부펀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은행들이 자금 경색에 시달리는 틈을 이용해 과감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메릴린치는 서브프라임 손실을 만회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과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와 금액 등 구체적인 논의가 남아있으나 메릴린치는 테마섹으로부터 5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모간스탠리는 중국투자공사로부터 50억달러를 조달키로 했으며 UBS는 싱가포르투자청과 익명의 중동 투자자로부터 115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지난달 씨티그룹도 아부다비 투자청으로부터 75억달러를 확보했다.


한편 FT는 UBS에 20억스위스프랑(17억3000만달러)을 투자키로 한 익명의 중동 투자자가 사우디 아라비아라고 보도했다.

FT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술탄 빈 압둘아지즈 국방부 장관이 이번 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UBS 중동 프라이빗 뱅킹 사업부와 사우디 왕족간의 긴밀한 유대관계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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