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오라클과 삼성전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7.12.2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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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강세 지속땐 IT株 주도주 부각…포스코, 120일선 이탈

뉴욕증시는 베어스턴스와 오라클의 맞대결이었다. 승리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에게 돌아갔다.

오라클은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이 주당 31센트로 월가 전망치 26센트를 웃돌았다. 반면 전체 매출의 40% 가까이를 미국 채권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투자은행 베이스턴스는 1985년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손실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0.29% 오르는데 그쳤지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53% 상승했다.



포스코 (375,000원 ▼500 -0.13%)가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했다.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과 지난 11월 각각 120일선을 일시적으로 이탈한 바 있으나 포스코는 지난해 10월초 이후 한번도 120일선을 내준 적이 없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지수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종목의 120일선 탈환 여부는 지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전날 중국증시와 홍콩H지수가 120일선을 지키고 있는 것은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포스코는 120일선을 이탈했으나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비교적 선전하면서 이들 주가가 3개월만에 역전됐다. 전날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종가는 각각 55만9000원, 55만7000원이다. 지난 9월 3일이후 처음이다. 한때 같아지기도 하고 장중 주가 역전 현상이 나타났지만 종가로 삼성전자가 포스코 주가를 앞지른 것은 3개월여만에 일이다.

중국관련주인 포스코의 조정과 그나마 선전한 삼성전자가 맞물리면서 생긴 결과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투자)보다 미국(소비)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해석과 중국의 성장의 핵심 축의 변화(투자→소비)가 일어났다는 해석이다(사실 같은 해석일 수도 있다).

중국과 미국의 자웅을 겨루기에는 아직 이르다. 세계 경제에 미국이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중국이 자리잡고 있고 아시아 국가인 한국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특히 한국의 수출비중이 미국보다 중국이 앞서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결국 중국과 미국은 아직 우리가 항상 봐야 할 변수로 남는다.


반면 고성장을 계속해온 중국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임은 분명하다. 인프라 구축 등 설비투자로 10%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은 최근 소비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탄력있게 움직였다. 올해초 5만원대였던 LG전자 주가는 한때 11만3000원까지 오른바 있다(전날 종가는 9만8600원).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성장의 축이 인프라 구축에서 소비에서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향후 주도주가 IT로 변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에서와 달리 국내증시에서는 IT섹터가 상대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오라클 효과'로 기술주가 살아나면서 나스닥지수가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의 강세는 어느정도 지속되느냐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박석현 서울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부적 흐름의 변화가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IT섹터의 시장 주도주 부각이 동반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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