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동성 대책'에 소폭 반등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2.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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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70p 상승… 신용우려 여파 금융주 약세, 상승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구미 5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계 금융시장 신용경색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 못한 탓에 상승폭은 제한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41.13포인트(0.31%) 오른 1만3473.90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8.98포인트(0.61%)상승한 1486.6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18.79포인트(0.71%) 올라선 2671.44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날 유동성 공급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상승폭이 300포인트에 가까울 정도로 급등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수익악화에 대한 전망이 이어지고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되면서 장마감 직전 한때 마이너스로 돌아서기까지 했다.

제프리 앤 컴퍼니의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간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조치는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유동성을 조달할 능력이 있을때만 작용할 것이라는것을 시장이 깨달은 것"이라고 장 후반 상승폭 축소현상을 풀이했다.



◇ 금융주 약세 지속, AT&T 연이틀 랠리

세계 최대은행 씨티그룹 주가가 5.3% 내려서는 등 전날 다우지수 290포인트 급락의 주역이었던 금융주는 이날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 와코비아, PNC의 최고 경영진들은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이 기존 예상치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네스 루이스 BOA회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금융시장 충격이 내년까지 이어져 자사의 손실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코비아의 케네디 톰슨 회장도 이번 분기중 예상했던 충당금보다 2배를 더 쌓아야 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투자의견 하향 소식도 더해졌다. 메릴린치는 뱅크오브 아메리카, JP모간, 와코비아 등 주요 미국 투자은행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메릴린치는 신용경색 확대와 이로 인한 경기둔화로 인해 이들 투자은행들의 수익감소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하향 이유를 밝혔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와 JP모간 체이스는 '매수'에서 '중립'으로, 와코비아는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와 와코비아 주가는 각각 2.7%, 3.4% 하락했다. 그러나 JP모간은 0.5% 상승세 마감에 성공했다.

제조업종 가운데에는 모간스탠리가 '유망'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한 보잉 주가가 2.0% 하락했다.



실적 호전이 뒷받침된 일부 기술주와 유가 강세 수혜를 입은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152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AT&T는 이날도 5.7% 상승했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평균 유가 전망치를 85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하면서 엑손모빌주가가 1.64달러 오른 91.92달러로 마감했다.

◇ 유가 다시 급등 95달러 육박

미국의 재고감소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에다 노르웨이의 원유유출 사고까지 겹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37달러 급등한 94.39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장중한때 94.85달러까지 상승, 95달러 선을 위협했다.
이달들어 유가가 94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5개 구주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조치로 엔화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나 달러화는 유로에 비해서는 약세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12.18엔으로 전날의 110.61엔에 비해 상승했다. 유동성 공급조치로 뉴욕증시가 장중 강세를 보이면서 앤캐리 트레이딩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조치가 신용경색을 완화시키면서 달러화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을 만들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그러나 달러/유로 환율은 1.4706달러로 전날의 1.4657달러에 비해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전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여파가 이어진데다 신용경색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

유동성 공급조치 여파로 인한 위험선호 심리 확산과 증시 강세 영향으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109%로 전날의 3.973%에 비해 급등(채권값 급락)했다.

◇ FRB, 4개 중앙은행과 유동성 공급 협력



연준은 신용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 채권 발행을 통해 시장에 현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연준은 오는 17일 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뒤 20일 또 다시 200억달러의 채권을 시장에 풀 계획이다.

연준은 또 환율 스왑의 형태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스위스중앙은행을 통해 모두 24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ECB와 스위스중앙은행 외에도 캐나다중앙은행과 영란은행과 협력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된 무역적자와 수입물가는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유가 상승으로 10월 무역적자가 전월대비 1.2% 늘어난 578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574억달러를 웃도는 결과로 지난 7월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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