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0.25%p 추가인하 배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2.12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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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인하 불구 10월이후 지표 악화 지속..물가는 '안정권'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11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은 시장이 예상했던 수순이었다.

9월과 10월의 잇따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당초 기대와 달리 주택경기 침체는 진정되지 않았다. 경기 견인효과를 기대했던 소비조차도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한때 배럴당 100달러선에 육박했던 유가와 고용둔화가 미국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갑을 움켜쥐게 만들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금융권의 대출 역시 꽁꽁 얼어붙게 만들어 신용경색 현상을 심화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에도 미국 경제 성장률은 1.8%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63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4분기에는 1%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준은 경제성장세 둔화가 내년 1분기를 고비로 진정된뒤 내년하반기 이후에는 미 경제가 정상궤도에 올라설수 있을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금리결정을 앞두고 발표된 최근의 경기지표들은 이같은 전망의 현실성을 어둡게 만들었다.

지난 10월 내구재 주문은 하락했고, 공장가동률과 소매 매출 역시 둔화세가 뚜렸해졌다. 지난 10월 17만개가 늘어났던 비농업부문 고용은 지난달에는 9만4000개로 줄어드는 등 고용지표도 악화됐다.
모기지 연체자 비율은 5.6%로 최근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증했다.
기존주택 가격은 전년대비 5.1% 급락하는 등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있다.



반면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9%대에 머물러 지난 6월이후 줄곧 연준의 목표치인 2%대를 밑돌았다.

이처럼 저조한 경기지표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추가금리인하 운신폭을 넓혀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시장일부에서 기대했던 것처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깜짝선물'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주택판매 수치가 예상보다 훨씬 안정되는 등 일부 지표들은 여전히 견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신용경색현상이 주택시장과 금융권 외에 실물부문으로 확산됐다는 명백한 수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0.5%포인트 인하라는 '비상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연방기금금리 인하폭을 0.25%P내리는 대신 재할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으나 재할금리 인하폭 역시 0.25%포인트에 그쳤다.
이같은 조치는 연준이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 경계는 하되 '지나치게(overly)'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BMO캐피탈마켓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그레고리는 "연말까지 금융시장 경색이 지속되는지 지켜본뒤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현재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연준이 향후 세차례에 걸쳐 매번 0.25%포인트씩 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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