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0.25%p↓, 다우 294p↓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2.12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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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하락 선두...인하폭 실망, 추가인하 불투명

연준의 금리인하폭에 대한 실망으로 미국 증시가 큰폭으로 내려앉았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94.26포인트(2.14%)하락한 1만3432.7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8.31포인트(2.53%) 급락한 1477.65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 역시 66.60포인트(2.45%) 떨어진 2652.35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 기대와 기술주 호재 등을 바탕으로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등락을 반복했다.
워싱턴 뮤추얼의 추가상각 등 금융권의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지만, 대폭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이 하락을 저지했다.
그러나 오후 2시15분 연준의 금리발표 직후 하락세로 반전,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커진끝에 장중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연준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할때 물리는 재할인금리도 0.25% 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4.25%, 재할인금리는 4.75%가 됐다. 이로써 연방기금 금리는 지난 9월이후 1%포인트 하락, 2006년 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낮아졌다.

연준은 FOMC성명서에서 "금융시장 환경을 포함한 최근 상황이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점증시켰다"고 금리인하 이유를 밝혔다.
◇ 금리인하 실망매물+모기지 부실, 금융주 직격탄

연준의 금리인하 폭에 대한 실망감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관련 악재가 금융주를 덮쳤다. 아닐 아멕스 증권브로커 딜러 지수가 5.0%, KBW은행업종지수가 5.2% 급락했다. S&P보험업지수도 3.9% 급락하는 등 금융권 주가가 업종에 상관없이 모두 급락했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은 이날 비크람 팬디트를 새 CEO로 임명한다고 밝혔지만 연준의 금리인하 발표와 겹치면서 주가가 3% 내려앉았다.
세계 최대 보험회사 AIG와 세계 최대 증권사 JP모간 역시 각각 3.7%, 3.1% 물러섰다. 카드회사 아멕스는 5.2% 떨어졌다.

미국 최대 저축대부조합 워싱턴뮤추얼은 전날 장마감후 서브프라임 부실로 16억달러의 모기지 관련 자산을 추가 상각처리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2.4% 급락, 하락의 선두에 섰다.
워싱턴 뮤추얼은 이날 당초 상각 예상 규모인 13억달러 보다 많은 16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관련 자산을 상각한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워싱턴뮤추얼의 모기지 손실이 예상 보다 커 자산가치 하락이 우려된다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미 최대 세무서비스 업체인 H&R블록은 모기지 자회사인 옵션원모기지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로 인해 회계연도 2분기(8~10월) 순손실이 주당 1.55달러, 총 5억203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1억5650만달러 순손실에 비해 손실 규모가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H&R은 옵션원을 지난 5월 사모펀드 서버러스에 팔기로 계약했지만 신용 위기가 심화되면서 매각 협상이 깨져 옵션원을 청산키로 했다. H&R주가는 3.3% 하락했다.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을 크게 압도한 가운데에도 AT&T가 배당금을 13% 상향하고 4억주의 자사주를 매각하기로 발표하면서 주가가 4.1% 상승, 눈길을 끌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노트북 칩 가격 상향을 이유로 실적전망을 상향, 0.8%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했던 맥도널드 역시 2.0% 상승세를 유지한채 마감했다.

◇ 유가 90달러선 복귀, 달러 강세, 미 국채 급등



미국 금리인하와 재고감소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16달러(2.5%) 상승한 90.02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장중한때 90.55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미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달러화 약세전망이 유가 상승 심리를 부추겼다. 원유재고 감소 우려도 상승세의 주원인이었다. 에너지 관련 전문 매체 플랫츠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가가 200만배럴 감소, 4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금리인하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달러화는 오히려 유로화 대비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4시1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4642달러로 전날의 1.4717달러 대비 하락(달러화 강세)했다. 금리인하폭이 0.25%포인트에 그친데다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점이 달러화 반등 요인이 됐다.

금리인하폭에 대한 실망으로 미 증시가 급락, 앤캐리 트레이딩 청산요건이 형성되면서 엔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10.62엔으로 전날의 111.68엔에 비해 1엔 이상 하락(엔 강세)했다.

금리인하폭이 0.25%포인트에 그치면서 주가가 급락하자, 미국 국채 가격은 급등(금리 급락)했다. 이날 연준의 금리 발표 직전 4.092%에 머물던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3.981%로 마감했다. 2년만기 국채 금리도 장중 고점 3.174%에서 2.964%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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