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투자자 고금리 예금 '힐끔'

황숙혜ㆍ배현정 기자 2007.12.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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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고금리시대 재테크

최근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요동을 치는 등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자산시장으로 옮겨갔던 자금들이 갈 곳을 잃고 안전자산으로 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달간 수신이탈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왔던 은행과 지난해까지 각광을 받다가 주식열풍으로 수신고 하락 경험을 했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 다시 수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은행권 연 6%대 특판으로 보수적 투자자 유혹

그간 펀드 등에 눌려 기를 못 폈던 시중 은행의 상품이 연 6%대 고금리 정기예금을 앞세워 ‘인기 몰이’ 중이다. ‘고수익 고위험’ 펀드 등의 두 자릿수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의 금리를 내세워 눈길을 끈다. 은행권은 최근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숨통을 틔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 (0원 %)의 ‘와인정기예금’은 은행권의 대표적인 시니어상품. 기본 금리 연 5.0%와 우대금리 연 1.05%를 합해 최고 연 6.05%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이다. 지난 7월2일 출시한 이 정기예금은 11월말 현재 13만5296좌에 3조4323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정기예금으로선 이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갈 곳 잃은 투자자 고금리 예금 '힐끔'


은행이 한시적으로 금리를 얹어주는 정기예금 특판은 최근 은행권에 반짝 미소를 안겨준 주역. 기존 정기예금 금리보다 0.5~1%포인트 높아 잘만 고르면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 못지않은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나은행이 연말까지 판매하는 ‘고단위플러스정기예금’은 1000만원 이상 가입할 경우 1년 기준 6.1%, 6개월은 5.6%의 이자를 준다. 농협의 ‘큰 만족 실세 예금’은 최고 연 6.0%의 금리를 적용한다. 외환은행 (0원 %)의 ‘YES 큰기쁨예금’은 1년 만기 최고 금리로 연 5.83%를 지급하며 연말까지 판매된다.

◆ 저축은행 금리 최고 연 7% 돌파


예금을 통한 재테크를 이용하는데 가장 적합한 상품은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다. 저축은행의 금리는 은행보다 평균 1~1.5%포인트 높아 안전하면서도 고금리를 원하는 이들이 선호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월6일 현재 1년 정기예금의 전국 평균 금리는 6.26%. 서울 지역의 경우 평균 6.71%에 이르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000만원(이자 포함)까지 보호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맡길 만하다. 당장 쓸 돈이 아닌 ‘여유자금’을 묻어두기에 적합하다.

은행별로는 푸른저축은행 (9,120원 ▼30 -0.33%)과 프라임저축은행의 금리가 7.10%로 가장 높다. 솔로몬저축은행 (0원 %)과 HK저축은행도 7.00%의 후한 금리를 주고 있다.

이러한 정기예금은 매달 이자를 받는 단리식과 만기 시 한꺼번에 이자를 받는 복리식을 선택할 수 있는데 복리식의 경우 당연히 조금 더 높은 금리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만일 퇴직금 등을 묻어두고 매달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경우 단리식 금리가 6.8%라면 복리식으로 할 경우 7.0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주식열풍으로 인해 지난 7월 8년만에 처음으로 수신고의 감소를 맛봤다. 수신고 감소는 9월까지 이어졌으나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다소 높이는 전략 등으로 인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의 표지어음도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시중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한다. 단기성 목돈을 운영할 수 있는 상품이다.

표지어음은 기업으로부터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상업 어음이나 외상 매출 채권을 다시 여러 장으로 쪼개거나 한데 묶어 액면금액과 이자율을 설정해 발행한다. 금리 수준은 정기 예금과 같지만(동일 기간이라면)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이 다르다.

정기예금의 이자가 후 지급 방식이라면 표지어음의 이자 계산은 선이자 지급식이다. 저축 기간은 대체로 30일~360일. 90일 기준 표지어음의 전국 금리 평균은 4.3%, 서울 지역의 평균은 4.63%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만기가 되기 전 갑작스레 돈을 쓸 일이 생기면 해약을 해야 하지만 표지어음은 유통이 가능해 굳이 해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불투명한 시장, CMA 등 단기상품에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시장이 아무리 나빠도 은행, 저축은행 등 수신금융기관의 예금상품의 이용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1년 이상 묶여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간 주식시장이 악화될 것이 확실하다면 정기예금 등을 이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장담할 수만은 없기에 돈이 묶이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단기간에도 많은 이자를 주는 단기상품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단기상품으로는 은행권의 여수신 불균형을 초래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대표적이다.

CMA는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이 보장되는 종금형(동양종금증권 (2,805원 0.00%), 메리츠종금 (0원 %), 금호종금 (707원 ▼15 -2.08%) 등 취급)과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구분된다. 또 수익 지급 방법에 따라 확정금리를 주는 RP형과 실적배당형인 MMF형으로 나눌 수 있다.

CMA는 0.1~0.2% 수준인 은행 보통예금 금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연 5% 내외의 수익률로 은행권의 수신 자금을 강력하게 흡수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하루만 맡겨도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체크카드 서비스와 공과금 납부, 주유소 포인트 적립, 호텔 할인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확충하면서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CMA는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기업어음(CP)이나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한다. 은행의 보통예금에 비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묻어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머니마켓펀드(MMF)도 단기로 운용할 수 있는 채권 관련 상품이다. MMF 역시 1년 만기 국공채나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 등으로 고객 자금을 운용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CMA와 유사하지만 가입일이 아닌 익일 기준가를 적용하는 익일매수제와 익일환매제를 시행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RP도 대표적인 단기 상품이다. RP는 채권의 약점 중 하나인 환금성을 보완한 금융상품으로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되사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동양종금증권에서 판매중인 RP의 세후 수익률은 지난 3일 기준 ▲약정기간 1~29일 3.97% ▲약정기간 30~59일 4.06% ▲약정기간 60~365일 4.14%다. RP는 확정금리를 지급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단기상품은 은행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MMT)은 예치 기간이 하루 이상만 돼도 연 5%대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초단기 자금거래에 유용하다. 비슷한 성격의 MMF와 곧잘 비교되지만 MMF는 익일 입출금제로 환매가 신청 당일 이뤄지지 않는 단점이 있는 데 반해 MMT는 즉시 환매가 가능하다. 최소 가입 금액은 보통 1억원 수준이다.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 역시 대표적인 단기 상품이다. 수시로 예금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상품으로 예치 금액에 따라 은행별 차이가 있지만 2~3% 내외의 이자를 주고 있다. 그러나 30만~50만원 미만은 이자가 아예 없는 등 금액별 차이가 커서 소규모 자금을 넣어두기에는 부적절하므로 예금 금액에 따른 이자율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한편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국고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고 싶다면 후순위채가 적합하다. 후순위채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를 맞거나 파산할 경우 채권 행사 순서가 일반 회사채보다 뒤로 밀리는 상품이다.

채권 행사 순서가 밀려 리스크가 높은 만큼 시중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 받는다. 전형적인 ‘고수익, 고리스크’ 상품으로 보수적인 투자자에게는 부적절하며 중도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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