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돈맥일세"..인맥관리가 재산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7.12.15 19:23
글자크기

[머니위크]부자되기 '인테크'전략

부자는 3대를 넘기기 힘들다는 부불삼대(富不三代)라는 말이 있다. 300년 이상 부를 유지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600년부터 1900년 중반까지 무려 300년 동안 12대를 내려오며 만석꾼의 전통을 지킨 뒤 1950년 전 재산을 대학을 세우는데 출연했던 ‘존경 받는 부자’의 상징, 경주 최부잣집의 부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최부잣집이 대대로 가훈처럼 지켜 내려왔던 여섯 가지 원칙을 보면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이 돈맥일세"..인맥관리가 재산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둘째,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말라. 셋째,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하라. 넷째, 흉년에는 남의 논을 매입하지 말라. 다섯째 최씨가문 며느리들은 시집 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여섯째,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이다.

이에 따라 최부잣집은 만석 이상의 재산은 소작료를 낮추는 방법 등으로 사회에 환원했고 흉년에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흰죽 한끼 얻어 먹고 논을 내놓아 ‘흰죽 논’이란 말이 생기게 할 만큼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다시 말해 ‘사람이 재산’이라는 마음가짐이 최부잣집의 300년 역사를 지켜냈던 것이다.



‘인간관계’를 부자가 되기 위한 으뜸 조건으로 꼽는 이들은 비단 최부잣집만이 아니다. CNN의 창업자인 ‘미디어 황제’ 테드 터너는 ‘사업은 인맥이다’는 성공의 법칙을 철저히 따랐던 사람으로 유명하다.

1986년 테드 터너가 50만 달러를 출자해 핵과 군비 축소, 환경 문제 등을 생각하는 ‘더 나은 세상’ (Better World Society)’이라는 단체를 만들자 회사 안팎에선 이 단체에 대해 ‘돈 먹는 벌레’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그는 이를 일축하며 이 단체를 통해 인맥을 살려 사업을 성장시켰다. 그는 고르바초프나 등소평은 말할 것 없고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라크의 후세인과도 친분을 나눴다고 한다.

인맥은 곧 돈줄, 금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연말연시, 사람과 사람이 만남이 부쩍 느는 이 때, 갈수록 중요해지는 인맥관리의 필요성을 짚어보며 인테크(人+tech) 전략을 짜보자.


◆ CEO의 결정적 지능은 '대인지능'
삼성경제연구소는 CEO대상 정보 사이트인 ‘SERICEO(www.sericeo.org)’의 설문 조사를 통해 CEO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지능’이 ‘대인 지능’(29.2%)이라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보여줬다.

반면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자성지능을 선택한 사람은 17.4%, 언어지능을 꼽은 경우는 15.8%에 그쳤다. CEO가 되기 위해 길러야 할 중요한 능력이 바로 대인 관계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을 얻는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CEO나 저명 인사들뿐이 아니다. 인터넷 취업정보 사이트 잡링크(http://joblink.career.co.kr)에서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인맥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한 인맥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매우 중요하다’ 또는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66.7%나 됐다. 하지만 “인맥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62.5%가 아니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20대, 인테크에 미쳐라>는 책을 통해 위의 인테크 성공 사례들을 소개했던 인테크 컨설턴트 장혜민 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인맥이 연줄이나 배경처럼 부정적인 개념으로 쓰였지만 지금은 부를 쌓듯 필수적으로 쌓아가야 하는 긍정적인 능력으로 변화했다”며 “그러함에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인맥관리에 서툴러 직장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이직이 잦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지식 못지 않게 성공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맥관리가 현실에서는 잘 안 되는 이유는 뭘까.

자기계발 및 인간경영 훈련기관인 윌리엄 석세스 트레이닝 (www.william.co.kr)의 윌리엄 장 대표 컨설턴트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인상이나 외모로 평가한다.
둘째, 비전이 없거나 매우 작다.
셋째, 현재 가치로 상대를 평가한다.
넷째, 상대방의 도움 요청을 외면한다.
다섯째, 나에게 필요할 때만 만난다.
여섯째, 지나칠 정도로 게으르다.
일곱째,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모른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인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중심적으로 상대를 대하거나 아니면 꿈이 없거나 게을러서 성공에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 따라서 인맥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여부가 성공을 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의 유무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는 셈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