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내년 중반에나 수습될 듯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12.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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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 1월효과 등으로 따뜻해야 할 연말 연시가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미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 경색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CNN머니는 5일 신용시장의 회복까지 앞으로 남은 여정이 멀다고 보도했다.

신용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덮친지 6개월이 흘렀지만 상황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내년은 나아질 거란 희망을 주는 신호는 거의 없다.



은행들은 서브프라임 투자 손실을 회계 장부에서 대규모로 털어내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은 아직도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더 변덕스러워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신용 상황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기업 실적과 소비 심리, 더 나아가 경제 성장률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MFS인베스트먼트의 존 아데오 하이일드펀드 매니저는 "연준이 이 상황을 해결해 줄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시장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 위기 초기때만 하더라도 상황이 곧 통제될 거란 낙관이 있었다. 하지만 연말로 다가갈수록 막연한 기대감은 많이 사그라들었다.

신용위기가 빨리 수습되지 않았던 데는 부채담보부증권(CDO), 구조화투자회사(SIV) 같은 금융상품의 복잡화, 전문화 탓이 컸다. 모기지 부실은 모기지 판매사에서만 그치지 않고 이를 담보로 발행된 증권을 사들인 수 많은 투자자들에게 도미노 효과를 초래했다.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두며 억대 보너스 잔치를 벌인 월가 은행과 경영진들도 추풍낙엽처럼 스러져 나갔다. 씨티와 메릴린치는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고 낙마하는 사태까지 겪었다.

희망적 신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채권 발행은 최악이었을 때보다 호전됐다. 바이아웃 기업들의 채권이 조금씩 발행돼 거래되고 있다.



페이든앤리겔의 세이버 모이니 전략가는 "나아지긴 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달 바이아웃사모펀드들이 발행한 채권은 16종(334억달러)으로 지난 2003년 9월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 8월에 씨가 말랐던 기업 어음(CP) 시장도 일부 회복되긴 했지만 정상이었을 때와 비교해 침체돼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계속되면서 신규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기업들도 성장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모기지 회사와 신용카드 회사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여신 규정을 강화한 것은 소비 심리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연관된 증권의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점과 내년 모기지 금리 재조정이 대거 대기중인 것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는 요인들도 몇 가지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대주로 떠오른 국부펀드가 위기에 빠진 투자은행들의 구세주가 돼 줄 것이란 낙관이 있다. 아부다비투자청이 위기에 빠진 시티에 75억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금융시장이 가장 바라는 해결책이다. 씨티는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금리가 현재 4.5%보다 1%포인트 낮아진 3.5%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는 더 낮은 3%까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재무부가 모기지 대출자를 구제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 역시 고무적이다.



ABN암로의 팀 드레이슨 이코노미스트는 "대형 투자은행들의 상각이 내년 중반까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때가 되면 금융기관의 상각 발표가 시장을 교란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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