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서 고분양가 '쓰나미' 경보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7.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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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ㆍ용인 3.3㎡당 최고 4900만, 1860만원..분양가 마찰

"분양가상한제 피했으니 법대로?"

전국에 또 다시 고분양가 '쓰나미' 경보가 울리고 있다.

시행사·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데드라인인 지난달 30일, 예상대로 '몰아치기' 분양 신청을 낸 가운데 이들 업체 상당수가 '배짱 고분양가'를 책정한 것.



서울에서는 뚝섬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가 3.3㎡(1평)당 최고 4900만원에 신청되는가하면 부산에서도 초대형 펜트하우스의 평균 분양가 3300만∼4500만원에 책정됐다.

수도권지역 중 분양승인 신청이 대거 몰린 고양시와 용인시에서는 3.3㎡당 평균 1500만원 후반대에서 최고 1860만원에 달하는 고분양가 신청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또 다시 분양가를 둘러싼 시행사·시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간의 첨예한 마찰이 예상된다.

5일 관련 지자체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 뚝섬 상업용지에서 한화건설은 주상복합아파트 230가구(231∼376㎡)의 분양가를 3.3m㎡당 3900만∼4900만 원대에, 대림산업은 196가구(330m㎡)의 분양가를 4400만∼4500만 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부산에서도 초고가 아파트가 등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해운대에 짓는 ‘해운대 아이파크 마리나’의 초대형 펜트하우스 30가구(423㎡)의 평균 분양가를 3300만∼4500만 원에 분양승인을 신청했다.


지난달 30일까지 고양시에서는 14개 단지 1만3500가구, 용인시에서는 26개 단지 약 1만가구 규모의 분양 승인 신청서류가 접수됐다.

이는 과거를 통틀어 한달새 해당 지자체에 접수된 분양승인 신청건수로나, 분양물량 규모로나 역대 최고. 이 가운데 민간업체들이 매머드급 규모로 개발해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고양시 덕이·식사지구와 용인 성복·신봉지구가 고분양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덕이지구의 시행사인 한호건설-드림리츠는 동문건설과 신동아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하이파크시티'(4872가구)의 평균 분양가를 3.3㎡당 1580만원으로 책정했다.

GS건설 (19,160원 ▲80 +0.42%)벽산건설 (0원 %)이 컨소시엄을 이뤄 6733가구를 분양하는 인근 '위시티'(식사지구)의 경우도 시행사인 DSD삼호-청원건설이 평균 분양가를 블록별 1554만~1647만원으로 책정해 분양승인 신청을 냈다.

이는 1500만원선 안팎으로 낮춰 분양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빗나간 것이다. 파주신도시 등 수도권지역의 잇따른 분양참패와 공급과잉 우려로 시행사들이 분양가를 낮춰 잡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었다.



한 시행사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이득을 볼 생각은 없다"면서 계획했던 분양가보다 낮출 것임을 강력히 내비쳤지만 실제 신청가격은 이와 크게 달랐다.

용인 동천, 상현에 이어 마지막 '용인 빅3' 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성복ㆍ신봉지구의 분양가도 '래미안 동천'의 평균가를 훨씬 뛰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봉지구에서 112~206㎡(34~63평) 1462가구를 내놓은 동일토건의 평균 분양가는 1860만원. 정광종합건설이 시행하고 동부건설 (4,425원 ▲50 +1.14%)이 시공하는 동부센트레빌(1238가구 중 일반분양분 298가구)도 같은 중대형 평형에 같은 분양가로 신청했다. DSD삼호가 시행하는 GS자이 2차(299가구)는 이보다 다소 낮은 1790만원.



GS건설과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이 각각 2157가구 1502가구를 분양할 예정인 성복지구의 평균 분양가는 179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래미안 동천'이 '고분양가'논란으로 뜨거웠지만 결국 평균 분양가가 3.3㎡당 1726만원에 정해지자 민간업체들은 아예 일단 고분양가로 신청해 보겠다는 것.

성복지구 시행사인 일레븐건설관계자는 "입지면에서 동천에 비해 떨어질 것이 없고 상현동보다 여건이 나은데 분양가를 일부로 낮출 필요가 없다"며 "어차피 지자체의 권고 때문에 분양가는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업체의 생각대로 해당 지자체가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용인시 주택과 관계자는 "수도권 미분양과 고분양가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만큼 업체들의 신청가격대로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협조가 안되는 최악의 경우 분양 승인을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와 용인시는 전날 시행사들에게 분양가 인하 권고안을 내렸다. 지자체와 민간업체간의 첨예한 분양가 줄다리기가 또 다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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