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경착륙도, 산타랠리도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12.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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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변동성 크게 줄어…11일 美금리정책 관건

코스피 시장의 변동폭이 모처럼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주만해도 장중 저점과 고점의 차이는 80포인트를 넘기도 했지만, 12월 첫 거래일인 3일은 변동폭이 24포인트절도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에도 관망세가 엿보인다. 서로 눈치보기 속에서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뚜렷한 매수주체도 매도주체도 없다.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 역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시장의 변동성을 낮출만한 뚜렷한 사안은 없어 보인다. 통계청의 발표처럼 물가에 대한 우려는 국내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미국경기, 환율, 신용경색으로 인한 경착륙 가능성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하지만 변동성은 급격히 낮아진 모습이다.

이유는 시장이 이처럼 형체를 알 수 없는 이슈보다는 보다 가시적인 변수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11일로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여부다.



지난 9월 미국이 50bp에 해당하는 공격적 금리인하를 단행했을때 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많은 전문가들이 "50bp인하는 미국경제에 장기 악재이며, 그만큼 미국경제의 위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전달했지만, 시장은 금리인하를 쌍수를 들고 반겼다. 유가급등, 애그플레이션(agflation)으로 불리는 곡물가격 급등 등의 부작용이 뒤따랐지만, 일단 증시 자체만 놓고보면 금리인하는 지수를 올려놓는데 도움이 됐다. 주식시장도 실물의 반영인 만큼, 인플레이션은 주가지수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여러 변수들에 대해 별 의미없는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 같지만, 주목할 점은 시장이 이미 25bp정도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증시의 선현물 시장은 이같은 점을 반영하고 있다. 단기간에 그칠 수 있지만, 시장은 11일 미국 FOMC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부장은 "현재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뚜렷한 변수가 없다"며 "1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결정을 예의주시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숨죽이고 관측하는 기간이며, 채권시장도 요동치다가 급락하면서 수렴점을 찾는 과정에 있다는 것.


정 부장은 "최근 증시의 반등은 이미 25bp정도의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며 "50bp인하할 경우 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급속한 금리인하에 숨겨진 '미국 경기가 나쁘다'는 함의는 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업계는 당분간은 미국경제의 '경착륙'도 '산타랠리'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분간 불확실성 속에서 1900전후의 등락이 예상된다는 것.

현대증권은 미국경제가 '어두운 터널의 한 복판'에 서 있지만, 연착륙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오는 1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에 해당하는 공격적 금리인하를 단행할 명분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침체, 신용경색으로 인한 대출기준 강화 그리고 소비심리 냉각 및 설비투자 악화에 이어 유일한 경기급랭 방어막이었던 개인소득마저 위축되면서 미 연준이 공격적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명분이 축적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이처럼 어두운 터널의 한 가운데 있으나, 신용경색 완화정책 및 국제유가 하락, 금리인하 등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미 정부의 신용경색 해소를 위한 정책적 조치 시행 가능성은, 공격적 금리인하 및 국제유가 하락조짐과 더불어 경기연착륙 기대를 유효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진 것으로 엿보인다.

정의석 부장은 "물가상승은 최근 몇년간 지속된 '골디락스'의 가치를 서서히 약화시키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완만한 상승세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장은 "미국 기업의 실적발표 역시 관건이지만, 기대이상의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 증시가 저점인 1745에서 170%회복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 현저히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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