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 시대 끝났다…대출부담 우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7.12.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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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소비자물가 상승률 3.5%…3년1개월래 최고

'저물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지난 2005년 이후 약 3년간 유지돼 온 '2%대 물가상승률'을 앞으로는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짐에 따라 금리인하는 한동안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대출에 따른 이자 부담이 줄어들길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3.5%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3.8%) 이후 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1.7%, 2월 2.2%를 시작으로 줄곧 2%대에 머물다 지난 10월 3.0%를 나타냈다.



문제는 이 같은 '3%대 물가상승률'이 앞으로도 한동안 유지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비용과 수요, 2가지 측면 모두를 볼 때 그렇다.

우선 비용 측면에서 이번 물가상승률은 기존의 유가급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다. 경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6% 뛰었고, 휘발유 가격도 13.4% 올랐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도 한몫했다. 장바구니 물가를 뜻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이 4.9%로, 2005년 2월(4.9%)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체 수입물가를 봐도 10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11.2%로, 지난해 5월(11.3%)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중국내 소득 증가에 따른 중국발 인플레이션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수요 측면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경기확장 국면에 있는 만큼 불가피한 결과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실질GDP로 나눈 GDP 디플레이터를 기준으로 볼 때 총수요 압력은 올 상반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4분기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총수요 압력이 플러스라는 것은 향후 경기가 좋아질 때마다 물가상승 압력도 커진다는 뜻이다.

향후 경기확장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3%대 중반으로 올라선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까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변동금리부 대출의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도 줄었다.



정부도 2%대 물가상승률의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하고, 물가에 대응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및 대응방향' 자료를 내고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의 상승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3%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곡물 가격이 추가로 급등할 경우 단기간 할당관세를 적용, 관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최근 가격이 급등한 배추, 무 등의 계약재배 물량을 조기에 방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수도 가스 교통 등 공공요금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인상시기도 최대한 분산하겠다고 재경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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