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의 유동화 회사, 얼마나 망가졌나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2.02 13:37
글자크기

(상보)무디스, 7개 SIVs중 6개 무더기 신용등급 하향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씨티그룹이 운용하는 7개의 자산유동화전문회사(SIVs)중 6개에 대해 등급을 하향조정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씨티의 SIVs가 안고 있는 1300억달러 규모의 부채(debt)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무디스는 전세계 30개 SIVs(전체 자산 300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치가 급락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며 11월7일부터 이미 20개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SIVs 실태 점검을 확대하고 있다.



◇씨티 7개중 6개 SIVs 자산 60%로 감소..등급 하향
SIVs 등급 하향은 막대한 손실의 증가로 이어지게 돼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에 이어 아부다비투자청으로부터 75억달러를 수혈받으며 안감힘을 다하고 있는 씨티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신용등급 조정 대상에 오른 SIVs의 순자산 가치는 649억달러였는데 9월과 10월 그리고 11월 2차 신용경색을 거치며 6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개중 3개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으며 나머지 3개도 투자자들이 지원해야 버틸 수 있는 여건이다. 문제가 심각한 3개의 SIVs는 투기등급 이하로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SIVs는 단기 채권을 발행해 매각한 자금으로 만기가 긴 증권이나 이자가 높은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면서 금리 스프레드를 이용해 이익을 얻는 전략을 취해왔다. 단기채권은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차환발행하는 식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편입이 많았던 게 결정적인 화근이 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부채의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 창구가 막혀버렸고, 급기야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투자자나 금융기관에 의해 긴급구제조치를 당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SIVs의 문제는 이번 신용경색의 최대 난제로 꼽히고 있으며 이에따라 씨티 JP모간 체이스 아메리카은행(BOA) 등은 재무부 주도하에 800억달러 정도의 수퍼펀드를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씨티 SIVs, 얼마나 망가졌나
무디스 조사결과 SIVs 자산은 평균적으로 38%가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이다. 16%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이 차지하며 12%는 부채담보부증권(CDO)으로 구성돼 있다. 등급 하향은 SIVs가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대부분 구제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기가 도래한 부채는 차환발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디폴트가 난 3개 SIVs의 순 자산가치는 6월만해도 102%였으나 55%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와관련 씨티는 이달초 위기의 SIVs를 구조하기 위해 76억달러를 긴급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씨티 대변인은 무디스의 등급 하향에 대해 "이전에 밝힌 것처럼 유동성을 늘리고 레버리지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 SIVs를 흡수하는 식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의 SIVs 자산은 9월말 830억달러에서 현재 660억달러로 줄었다.



씨티에서 가장 큰 센타우리의 경우 169억달러를 부채를 안고 있는데, 기업어음 등급(현재 P1)과 채권등급(현재 AAA)가 하향조정될 전망이다. 센타우리의 순자산 현재는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2번째 규모인 베타는 160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다. 순자산가치는 역시 60% 수준에 불과하다. 세드나, 파이브 파이낸스, 도라다, 젤라 파이낸스 등의 순자산가치도 55%~60% 수준으로 떨어졌다.

7개중 유일하게 베트라 파이낸스만 점검 대상이 아니었다.

금융기관이 계열사 형식으로 두고 있는 SIVs의 손실은 미국을 건너 유럽에까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의 HSBC는 지난주 2개의 SIVs가 자금조달에 실패했다며 450억달러를 충당금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IKB 산업은행과 런던의 체인 캐피탈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SIVs는 지난달 디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오리온 파이낸스, 캐나다의 링크스 파이낸스 등의 신용등급도 하향 대상에 올려놓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