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 유럽 강타…獨 바짝 긴장(상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1.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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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지역의 신용경색이 심상치 않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경이 없는 금융시장의 특성상 위험한 모기지 투자로 인한 피해도 국경없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신용경색 '태풍'은 영국과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지역에 상륙했다.



독일은행은 전날 IKB 독일산업은행의 악화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IKB는 자사의 펀드가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에 대규모 투자를 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나 지난 7월말 비상 구제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오는 금요일 반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고 독일 금융당국은 바짝 긴장했다. 급기야 정부가 80% 지분을 보유한 독일의 금융 그룹 KFW는 이번주 IKB 펀드의 손실이 늘어나 대손충당금을 지난 8월의 25억유로에서 48억유로(71억2000만달러)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KFW는 펀드의 손실이 늘어날 수 있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IKB의 손실은 자회사인 리네란트가 만기가 짧은 채권(주로 기업어음)을 발행해 만기가 훨씬 긴 장기 증권에 투자하면서 발생했다. 신용경색으로 단기물 시장의 유동성이 증발하면서 자금난에 빠졌고 손실을 IKB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리네란트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다른 단기채권을 발행해왔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아 IKB는 막대한 빚더미에 올랐다.

최근의 손실은 보유한 증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발생했다. 신용평가회사들이 자금시장 경색을 지적하며 모기지 증권과 모기지를 포함하고 있는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의 등급을 하향조정해버린 것이다.

멀리 북극권의 노르웨이에도 신용경색의 한파가 몰아쳤다. 노르웨이의 4개 마을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소매 금융회사인 테라 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금융당국은 이회사에 대한 영업면허를 박탈했다. 테라증권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라나, 헴네스, 햇젤달 그리고 나르빅 등 4개 마을은 테라증권을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에 투자를 했고 3억5000만 크로네, 6400만달러를 잃었다. 증권의 가치가 최초 투자때보다 55%나 급락해버린 결과다.

뉴욕타임스는 지금까지 유럽의 주요 대형금융기관들이 입은 서브프라임 손실이 40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지난주에는 프랑스 파리의 채권 보험회사 CIFG가 손실을 밝혔고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도 대규모 상각으로 충격을 주었다.



노르웨이 최대 은행인 DnB NOR, 덴마크계 보험사인 톱덴마크도 최근 상각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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