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뷰]내년 투자 테마는 아세안

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 2007.11.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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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친디아 이은 대안 투자처, 중국 모멘텀은 유효

[글로벌뷰]내년 투자 테마는 아세안


돈은 넘치는데 투자할 데가 없다. 브릭스와 친디아는 너무 올랐고, 이른바 '프런티어 마켓'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에 대한 대안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다.

골드만삭스는 28일 아세안 시장의 밝은 성장 전망에 따라 홍콩에 머물던 데이빗 라이언 아시아 대표가 내년 1월부터 싱가포르의 동남아시아 사업 부문 회장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중국과 인도, 즉 친디아에 전력하고 있는데 비해 이례적인 결단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시장의 인사이트를 캐치하는 데 가장 탁월하며, 그들의 투자 패턴은 곧 세계적 투자패턴으로 이어지는 '향도' 역할을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1년 세계경제에 처음으로 브릭스 개념을 소개하는 등 이머징마켓의 부상을 가장 먼저 간파했다. 골드만삭스는 먼저 브릭스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 뒤 브릭스 개념을 발표했으며, 이후 다른 투자자들이 이를 추종하면서 브릭스 증시는 급등세를 탔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세계증시의 상승률을 보면 브릭스가 단연 상위를 차지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브라질이 900%로 1위, 중국이 560%로 5위 인도가 540%로 6위, 러시아가 450%로 7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아세안의 주요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200%를 약간 넘는 상승률을 기록해 한국(11위)보다 낮은 13위와 14위에 각각 랭크됐다. 아세안증시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셈이다.


그러나 성장률과 향후 발전가능성은 그 어느 지역보다 높다. 아세안 국가들의 인구는 5억6000만 명이며, 경제규모는 약 1조 달러에 달한다. 그리고 아세안은 지난 1999년 이후 평균 5.1% 성장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국제정치학자들은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이며, '메이저 빅3'와 '마이너 빅3'가 아시아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메이저 빅3는 중국 인도 일본이고, 마이너 빅3는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다. 마이너 빅3 중 두 나라가 아세안 국가인 셈이다.



베트남은 훌륭한 인프라에다 인구 8000만 명에 문맹률이 2%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인적자원을 갖고 있어 제2의 중국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부존자원과 2억2000만 명의 막대한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에는 이슬람 국가가 많아 최근 세계 자본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오일달러가 유입될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이고, 말레이시아도 이슬람이 국교다.

인도네시아는 정치적 불안 등으로 자본시장의 여건이 좋지 않지만 말레이시아는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을 갖고 있어 지금 당장이라도 오일달러가 유입될 수 있다.



벌써 아세안에 특화된 펀드도 나오고 있다. 피델리티는 최근 '아세안 펀드'를 내놓았다. 피델리티는 2005년 국내에 처음으로 '친디아 펀드'를 소개해 대박을 터트리는 등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대표적인 펀드다.

펀드 홍보차 내한한 캐러린 영 홍콩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펀드매니저는 28일 머니투데이와 단독인터뷰에서 "아세안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자유롭고, 그동안 증시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가장 안전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증시의 모멘텀은 아직 유효하다. 중국증시는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최근 5000선을 하회하는 등 연일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모멘텀은 최소한 내년 올림픽까지는 지속될 것이다. 중국 증시는 단기 바닥을 친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중국에 다시 들어갈 시점이다. 그러나 중국증시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아세안 펀드가 대안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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