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는 27일 개인의 매도로 오전 한때 폭락했다. 특히 삼성물산과 삼성전기는 13%이상 하락했다. 전날 김용철 변호사(삼성그룹 전 법무팀장)가 삼성물산(2조원), 삼성중공업(2조원), 삼성항공(1조6000억), 삼성엔지니어링(1조원), 제일모직(6000억원) 등이 수조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비자금과 관련한 주요 창구로 지목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은 이날 13.27%(8400원)까지 급락했다가 2.05%로 낙폭을 줄여 6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장중 최저 4 ~ 5%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할 때 확연히 큰 하락폭을 보였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5.86%→-2.05%), 삼성엔지니어링 (23,850원 ▼500 -2.05%)(-12.46%→-5.33%), 제일모직 (0원 %)(-10.29%→-2.29%) 등도 역시 낙폭을 상당부분 줄여 마감했다.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정대영 차장은 "삼성의 비자금, 분식회계 등의 뉴스를 접한 개인들은 악재로 생각하고 오전에 앞다퉈 삼성그룹주를 매도했다"며 "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은 이번 뉴스가 오히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투명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는 호재로 판단하고 적극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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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라도 큰손인 경우 이미 기관화되어 있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정 차장은 "소액거래를 하는 개인고객들은 불안해하며 문의를 많이 해왔지만 고액거래를 하는 고객의 경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는 여유를 보였다"고 말했다.
최소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관리하고 있는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의 황찬규 과장은 "삼성 비자금 관련해서는 문의하는 고객조차 없었다"며 "부서 전체 분위기도 동요하는 기색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고액 자산가들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여의도지점의 곽지문 투자상담사는 "삼성그룹주 급락은 오늘이 마무리 국면으로 보인다"며 "더이상 나올 악재도 없고, 미래 실적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