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난치성 결핵치료율 80%"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2007.11.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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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중단할 경우 모든 결핵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약을 써도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난치성 다제내성 결핵균에 대한 우리나라 의료진의 치료성적이 세계적 수준인 것으로 발표됐다.

26일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호흡기내과 권오정.고원중 교수, 흉부외과 심영목.김진국 교수팀은 그동안 치료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난치성 다제내성 결핵의 치료성공률을 세계 최고 수준인 80%로 높였다고 발표했다.



다제내성 결핵(multidrug-resistant tuberculosis, MDR-TB)은 결핵약 중 가장 강력한 아이나(INAH)와 리팜핀(REP)에 모두 내성을 가진 결핵균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그동안 국내외 치료성공률이 50~60% 전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다제내성결핵중 가장 강력한 내성을 보이는 슈퍼내성결핵(extensively drug-resistant tuberculosis, XDR-TB)은 치료성적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왔다.

이번에 권오정.고원중 교수팀은 지난 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한 다제내성 결핵환자 155명의 치료성적을 분석한 결과, 치료성공률이 95~98년은 49% 에 불과했으나 99~2001년은 57%, 2002~2004년은 80%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다제내성 결핵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매년 40만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약 4000~5000명 가량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제내성 결핵은 2차 결핵약을 2년 가까이 복용해야 하고, 약물치료만으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는 폐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는 질환으로 장기간의 치료기간, 높은 치료비용, 심한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은 질환이다.

특히 다제내성 결핵과 슈퍼내성 결핵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보건학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2007년 봄에는 슈퍼내성 결핵을 가진 미국인 변호사가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같은 비행기를 탄 탑승객들에 대한 전염문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치료성적은 치료중인 많은 난치성 다제내성 결핵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이라며 "약제비와 수술비 중 본인부담금 면제 등 획기적으로 정부 지원이 높아져야 환자들이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치료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보건당국의 현실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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